[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대한민국 의료 역사상 첫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탄생했다
. 극심한 출산율 저하 속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는 평가다
.
의료법인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병원 2곳이 최근 발표된 제4기 전문병원 101곳 중 소아청소년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1년 전문병원 제도 도입 이후 10년 만에 소아청소년과 병원으로는 첫 사례다.
보건복지부는 대형병원 쏠림현상 완화와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동안 척추‧관절, 대장항문 등 전문 진료 분야와 산부인과 안과 등 전문과목들이 전문병원 대명사로 자리잡았지만 소아청소년과는 범주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 등 2곳이 이번 4주기 평가에서 당당하게 ‘전문병원’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병상수, 진료량 등 양적기준은 물론 환자안전, 진료성과 등 질적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2019년 기준으로 2개 병원 도합 연간 50만명 이상의 진료실적을 기록한 만큼 양적기준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걱정이 없었다.
올해 코로나
19 영향으로 진료실적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기준을 부합시키기에 충분했다
.
"전반적인 여건 어렵지만 대한민국 의학 발전 기여"
하지만 질적기준 총족은 녹록치 않았다. 질적기준의 가늠자인 의료질 평가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의료기관 평가인증원의 엄격한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획득해야 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의 고군분투는 불가피했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은 2년 전 ‘의료기관 평가인증’과 ‘전문병원 진입’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세우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대형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일색의 의료기관 평가인증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그것도 단일병원이 아닌 재단 산하 2개 병원이 동시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고충은 2배였다.
2개 병원은 지속적인 정보교류와 개선점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발휘했고, 마침내 지난해 10월 14일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이 역시 전국 아동병원 중 첫 인증이었다.
의료기관 인증은 사상 첫 소청과 전문병원이라는 겹경사로 이어졌다. 12월 30일 발표된 제4기 전문병원 명단에 1곳 중 소청과로서 처음으로 2곳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에 대한 신뢰성을 인정받은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컸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이며 표준화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소청과 전문병원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 이면에는 우려감도 공존한다.
당장 전문병원 타이틀을 쥐기 위해 투입됐던 노력 대비 아쉬운 보상책이 걱정이다. 의료인력, 시설, 장비 등 기준 충족을 위해 적잖은 비용을 투입했지만 그에 합당한 보상책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전문병원에 부여되는 혜택은 입원환자 1명 당 전문병원 관리료 2580원이 전부다. 60병상을 100% 가동했을 때 한 달에 35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의료질평가 지원금은 1년 후에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은 전문병원으로써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소아 마이크로바이옴 국책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며 고대의료원 감염내과와 RSV, 인플루엔자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성관 이사장은 “AI 및 PHR 관련 기업들과의 정보교류를 통해 환자들의 편익 증진 등 소아청소년 관련 의학발전에 총괄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