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를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리더십 갖추겠다'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
2020.11.05 05:4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한국로슈는 항암제 중에서도 특히 폐암, 유방암 등 고형암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유방암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많은 후발주자들이 등장했고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의 경우에는 시장 진입이 다른 제품보다 늦었다. 아직 맞춤의료에서 명확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내부에선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취임 3년차를 맞이한 한국로슈 닉 호리지 대표를 만나 항암제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 로슈에 대한 자부심과 리더십 유지를 위한 방안을 들었다. [편집자주]


“바꿔 생각해보면 우리가 탄탄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큰 성과를 낸 덕에 다른 회사들이 항암제 분야에 많이 진출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경쟁자가 늘어났다는 점은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경쟁사나 제품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환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뜻이므로 환영할 일이다.”
 

닉 호리지 대표는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가 큰 부분을 채워나가면 되기 때문에 향후에도 리더십을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에 따르면 좋은 치료제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리더십을 가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리더는 목표와 방향성을 얼마나 잘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로슈는 현재 암 분야에서 완치법 개발을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암은 상당히 복잡한 질환이지만 접근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이 중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을 선택하면 된다는 판단이다.


현재로선 폐암과 간암에서는 티쎈트릭의 급여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조기 유방암에서도 캐싸일라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방침이다.


최근에는 NTRK(신경성 티로신수용체키나제) 표적항암제인 로즐리트렉을 허가를 받았다. 암종에 상관없이 바이오마커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중이다.


그는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항암제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는 동시에 미충족 수요가 남아있는 주요 질환에서도 지속해서 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연구개발 능력과 제약회사로서의 능력에 강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추격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남들이 따라와야만 하는 훌륭한 방향성 설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암제 넘어 환자들 미충족 수요 남은 질환도 적극 공략"
“미래 의료는 맞춤치료 발전, 방대한 데이터 갖춘 한국 최적”
“한국 의료전문가들, 해당 분야서 세계적인 두각…법적 규제 극복될 것으로 기대”


닉 호리지 대표는 “한국의 헬스케어는 맞춤의료(Personalized Healthcare)가 중시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이 순간도 질환에 대한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과거 폐암을 한 종류로 보고 모든 환자들이 화학요법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암의 종류가 훨씬 세분화됐고 어떤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거나 받지 말아야 할지 알아본 뒤에 접근한다.


호리지 대표는 “맞춤의료는 우리 지식 증가의 산물일 뿐 아니라 환자에게는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제공하고 사회 차원에서는 보건 의료비용을 절감해주는 일련의 과정”이라며 “맞춤의료가 미래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고 자신했다.


진정한 의미의 맞춤의료라면 가령 암에 걸렸을 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통해 ‘이 암은 어떤 암’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약이 필요한지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NGS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NGS가 특정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는 정보를 줬을 때 그 약이 사용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만약 그 약물이 아직 국내 허가 전이라면 관련 임상 연구라도 진행되고 있어야 환자가 약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썼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하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보돼야 치료방법들이 보편화 될 수 있다.


호리지 대표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야 진정한 의미의 맞춤의료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여러 장애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최첨단 NGS가 아직 제한적이고 또 특정 치료가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약이 아직 허가 전이거나 급여 전이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아직 법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


호리지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구현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여러 단계의 요소가 제대로만 갖춰진다면 맞춤의료가 진정한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국이 이미 보유한 방대한 보건의료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의료 분야에서 전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의료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많다”면서 “법적 규제가 남아 있으나 이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를 대상으로 좋은 치료 결과와 안전성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협력체제가 마련된다면 결국 환자와 연구진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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