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및 생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자국민들에게 충분한 양이 공급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15일 백신 공동 구매 국제기구 및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 3000만명분의 백신을 선구매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국내 백신 제조업체들은 코로나19 백신 CMO·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의 시너지 효과로 ‘K 방역 모범국’에 이어 ‘K 백신·치료제 생산기지’ 타이틀도 거머쥘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부는 지난 9월15일 30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우리 국민의 약 60%가 공급받을 수 있는 규모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후에도 국내 기업들이 개발 및 생산한 백신을 구매하는 2단계 확보 전략을 진행, 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백신 공동 구매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1000만명분,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 2000만명분의 백신을 선구매하는 1단계 확보 계획을 확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선구매를 위한 예산 1723억이 확보된 상황이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협상 중인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등”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백신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1억5000만도즈에서 약 5억도즈 규모로 늘렸다. 이어 지난 7월과 8월 각각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CMO・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생산 물량 중 일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 8월 5일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4400억 규모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을 맺어 올해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을 넘어서는 CMO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신설에 나서면서 전 세계 CMO 생산규모의 약 30%를 차지하게 됐다.
인도혈청연구소 “코로나 백신, 2024년까지는 전세계 보급할 만큼의 충분한 양 생산 못해”
아다르 푸라왈라 세계적 규모의 백신 제조업체 인도혈청연구소(SII)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최소 2024년까지는 전 세계 인구가 접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라왈라 대표는 제약회사들이 시설투자에 소극적이어서 이른 시일 내 전 세계 인구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홍역 백신처럼 2도즈(병)라 추정했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이 접종받기 위해서는 약 150억도즈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충분한 양의 백신이 생산될 때까지 적어도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혈청연구소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노바백스 등 거대 제약사 5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10억병 생산을 약속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은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1호인 '스푸트니크 Ⅴ' 생산을 계약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푸라왈라는 “대개 사람들은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며 “하지만 각국 정부에서 선언하는 만큼의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혈청연구소는 3달러 전후에 판매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68개국에 공급할 것을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했다.
반면 피터 해일 미국 백신연구소(Foundation for Vaccine Research) 이사는 “코로나19 감염을 75% 정도 막을 수 있는 백신이 2~3개 정도 개발될 것”이라면서 “2023년 중반까지는 세계 인구의 4분3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16일 미국 보건복지부는 자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되는 즉시 국민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등 전문가들은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미국 화이자 제약이 가장 먼저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