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사진]이 최근 당정이 선언한 의대정원 확대 정책과 관련해 인력 활용 논의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인력 생산’과 ‘인력 활용’은 다르다. 확대된 의사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다면 전공의들도 납득했을 텐데 이 점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정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의 수정 혹은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오는 8월7일 파업에 나설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김용익 이사장은 "현장 체감이 다를 수는 있지만 OECD 기준 등 국제적인 비교로 보면 의사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의사가 수도권, 일부 분야, 개원의 중심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력 확충 자체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신설보다는 정원이 적은 의대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의대 숫자가 너무 많다. 만약 신설하더라도 의대가 없는 시도 한두 곳 정도여야 하고 나머지는 정원 증가로 가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들 불만 해소 위해 목소리 귀 기울여야"
전공의들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다. 김 이사장은 "정원 확대 자체가 영속적 효과를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전공의가 이에 대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걱정도 이해가 간다. 아마 전공의, 의대생, 개원의 순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까 한다. 병원에서는 인원이 늘어나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전공의특별법과 환자안전법, 의료안전법 등의 시행으로 병상당 의사와 간호사 인력 증가가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문제가 닥치니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논의 구조가 작동돼지 않았던 것을 의미한다. 의료계는 늘 그런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생산과 인력 활용은 다르다. 증원된 의사가 수도권 개원 및 과목 편중 현상을 심화시키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충분히 설명했다면 전공의들도 이해했을 것이다. 이 점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 없는 한약처방, 급여 적용 없고 시범사업서 빠져도 돼”
한편 공단 차원에서는 앞으로 시행될 첩약 급여 시범사업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이사장은 “공개되지 않는 처방은 믿을 수 없다. 공개하지 못하는 한의사는 시범사업에서 빠져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 “1994년 한약분쟁 당시부터 첩약 표준화의 요구가 높았다. 한의학연구원도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이번 시범사업 목적도 첩약 표준화와 처방 공개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한 “양약이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처방을 하는 것처럼, 약 배합이 다르다면 첩약 또한 ‘십전대보탕1’, ‘십전대보탕2’ 와 같이 얼마든지 늘려도 관계 없다. 중요한 것은 표준화의 방향성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양-한방 교류 이해가 높아졌으면 한다.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이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약제 표준화와 처방 공개를 통해 개선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