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노바티스의 알레르기성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가 7월1일부터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제로 급여화되면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의 주요 매개체인 IgE(면역글로불린)을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중증 천식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다. 2007년 국내에서 허가된 이후 10년 넘게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왔지만 높은 비용으로 인해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졌었다.

 

지난 2018년에는 노바티스가 건보공단과 약가협상 중 중국의 한국 약가 참조를 이유로 돌연 급여 도전을 포기하며 환자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급여화 이후 국내에서도 지난달 26일 있었던 건정심을 통해 급여화가 결정됐다.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졸레어, 중증 지속성 알레르기성 천식 보험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연자로 나선 김태범 교수(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는 “졸레어는 중증 천식 악화를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임상적으로 탁월한 약”이라며 급여화를 반겼다.

 

실제로 14개국에서 중증 지속성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 4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INNOVATE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졸레어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천식 악화 발생률은 26%,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은 50% 낮았다. 천식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빈도도 약 44% 감소시켰다.

"10년 넘게 입증된 치료제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 아쉬움"

 

김 교수는 “졸레어는 이러한 증상 개선을 통해 천식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약을 끊은 후에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 역시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졸레어는 약제 자체의 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기존에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쓰이던 스테로이드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높다.

 

지금까지 임상 현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으로 졸레어 대신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여러 부작용들이 수반될 수 있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는 것이 김태범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졸레어 급여화를 통해 지난해 기준 4조원에 달하는 중증 천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졸레어 사용량이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온 일본과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졸레어 사용량이 거의 변화가 없었던 국내의 경우,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일본의 5배 이상이다.

 

이와 관련, 김태범 교수는 “다양한 요인들이 이러한 수치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꼭 필요한 약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던 부분도 그 요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졸레어 급여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그는 다만 급여 적용 대상이 통년성 알레르기(계절적 요인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알레르기)로 한정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김태범 교수는 “졸레어 기전상 통년성 알레르기 뿐 아니라 계절성 알레르기에도 효과가 있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그렇다”며 “이번 급여화에 근거가 된 데이터 특성상 어쩔 수 없었지만 추후에는 관련 데이터들을 축적해 급여 적용 대상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