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대구와 경북 요양병원에서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하면서 ‘밀접접촉 시설내의 대규모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요양병원 환자들은 고령인 데다 간병인들이 환자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 감염에 취약하다. 암, 치매 등을 앓고 있는 노인 중증환자들이 주로 입원해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전국 요양병원·요양원에 1명씩 방역 책임자를 지정하고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특히 이를 어겨 집단 감염을 초래하는 시설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키로 하면서 의료계에선 “과도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잇따른 요양병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북 경산의 서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종사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이다.
보건당국이 실시한 서요양병원에 대한 전수 검체결과에서 이날 입원환자와 종사자 등 3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병원 확진자는 33명이다. 이번 전수 조사는 지난 19일 이 병원 간호조무사 A씨(여·53)가 확진판정을 받은데 따른 조치다.
이 병원에는 환자 199명, 의료진과 직원 135명 등 334명이 생활하고 있다.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에 위치한 대실요양병원에서는 47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앞서 대구시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이곳은 10명(간호사1명, 간병인 6명, 간호조무사 2명, 미화원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간호사·간병인·간호조무사·미화원 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흘간 확진자는 총 57명으로 늘었다.
대실요양병원에서는 이날까지 환자 182명과 직원 107명이 검사를 마쳤다. 219명은 음성으로 나왔으며, 나머지 13명은 확진 여부를 판명 중이다.
보건당국 및 지자체는 확진자 중 고령 환자가 많아 감염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다른 입원 환자들을 거점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중증도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나 병원으로 옮겨진다.
대구에서는 지난 18일 한사랑요양병원에서 확진자 77명이 대거 나온데 이어 요양병원 10여곳에서 1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시는 질병관리본부와 별도로 지난 13일부터 대구 지역 사회복지시설 330곳과 요양병원 67곳 등 397곳의 고위험 집단 시설의 종사자, 환자 등 3만3628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시는 “질본의 병원 담당 즉각대응팀과 시 역학조사관이 요양병원 등 현장에서 상세한 전수조사와 추가 감염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