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현재 6400원 가량에 불과한 심전도 수가를 현실화하고, 판독 및 재판독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아가 현재 상급 의료기관에 정책 초점이 편중돼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0일 소공동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김한수 회장[사진]은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심전도 수가가 얼마인지 아느냐”며 “매번 수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렇지만 임상병리·판독 등에서 심근경색을 놓쳤다 하면 의사가 책임져야 하는데, 가치를 이상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순환기학회에 따르면 현재 의원급 심전도 수가는 6460원이다. 이는 동남에서도 최하 수준이고, 영국(130달러)·미국(300달러) 등과도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는 측정 수가 외에 판독료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다.
병원 내 심전도실을 운영하려면 독립적인 공간, 전담 직원, 장비 유지·보수 비용 등이 들어가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체적인 파이가 커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다보니 심전도를 많이 찍지 않는다”며 “임상·판독 경험 등이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심전도를 오진했을 때 겪는 위험도는 수가에 비해 크다. 이러다 보니 ‘해석할 수 없으면 시행하지 말라’는 조언이 퍼질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임상순환기학회는 심전도 수가에 판독수가를 별도 신설하면서 적정하게 책정하고, 또 방사선 촬영 재판독 수가가 있듯이 타 병원에서 심전도 재판독 의뢰가 왔을 때 의뢰 수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임상순환기학회는 얼마 전 응급구조사가 응급 상황에서 찍은 심전도가 문제가 된 데 대한 견해도 내놨다. 심전도는 일정 교육을 받으면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는 검사법인 만큼 임상병리사의 독점적 업무영역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운영비 많이 들고 오진때 위험 큰 상황 고려돼야"
"학회 가이드라인·정부 정책이 대부분 3차 의료기관 중심이다 보니 괴리감"
이날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1차 의료기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현재 질환과 관련한 학회의 가이드라인이나 정부정책이 3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했다. 실질적으로 질환을 많이 보는 곳은 1차 의료기관인데, 정책결정이 3차 의료기관을 타깃으로 이뤄지다 보니 괴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실제로 질환을 많이 보는 곳은 1차 의료기관인데, 정책결정 및 학회 가이드라인은 3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고혈압·당뇨·신장질환 등은 1차 의료기관에서 미리 예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범 두 번째 해를 맞는 임상순환기학회가 1차 의료의 제도적 활성화뿐만 아니라 의료 질을 높일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올해 추계학술대회는 심장초음파를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데, 1차 의료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심방세동 소책자를 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임상순환기학회는 이날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 주요 주제는 내년으로 다가 온 심장초음파의 전면급여화를 대비해 1차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심장초음파의 검사방법·임상활용 등에 대한 내용을 구성됐다.
임상순환기학회 관계자는 “필수 평점이 아닌데도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며 “내년 심장초음파 급여화와 관련해 관심이 많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