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회복기 재활을 기반으로 의료전달체계 정립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의료기관 지정제를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되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이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민성기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제니스병원)[사진]은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와 관련한 소신 발언을 내놓았다.
민 회장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국내 현실에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를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이 방향대로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설프게 병동제 등을 추진했다가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회복기 재활 영역 구축이라는 숙제가 나오면서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의 갈등이 불거졌다. 실제로 요양병원 측에서는 아급성기(재활, 회복기)단계 의료를 담당해온 점을 고려해 지정제가 아닌 ‘병동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병동제 추진하면 또 다른 부작용 초래"
그러나 제도적 방향성이 기존 지정제로 유지돼 재활병원 입장에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병동제 전환 시 재활의료기관은 곧 한방병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더불어 의료 질과 환자안전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그는 “사실 여러 말들이 오갔고 요양병원협회와도 입장 차이를 보인 것이 바로 이 문제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와 분석을 통해 국내 실정에는 지정제가 부합한다는 것으로 제도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질적인 부분이다. 전달체계를 어떻게 형성해야 하고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병동제, 지정제 논란은 뒤로하고 회복기 재활에 대한 견고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쟁점이 됐던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에 따르면 의사의 경우 재활의학과 전문의 3명(수도권 이외 지역 2명) 이상, 1인당 입원환자는 40명 이하로 제한됐다.
의사 외 의료인력은 1인당 입원환자수는 간호사 6명 이하, 물리치료사 9명 이하, 작업치료사 12명 이하로 정해져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바로 이 인력기준 때문에 요양병원 패싱 문제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온 것인데 최근 복지부가 재활의료기관 지정제 기준에서 인력 관련 기준은 1년간 유예시켰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갈등은 봉합된 것으로 판단된다.
투트랙 수가체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시설, 장비, 인력기준을 모두 충족한 기관의 경우 내년부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다.
지정기준 중 인력기준만을 채우지 못해 인력기준 충족 1년 유예로 참여하는 기관은 유예기간 동안 수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재활병원 역할을 한되 1년 후 인력기준을 충족하면 정식 지정기관이 되는 형태다.
민성기 회장은 “합리적인 형태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세부적인 조율점과 방향성을 진단하면서 회복기 재활의 본질적 가치를 찾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