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세계은행(WorldBank) 빅데이터 전문가가 한국 건강보험제도의 성과에 대한 찬가를 불렀다. 지금보다 견고한 지불제도 체계를 형성해 개발도상국의 완벽한 롤모델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제안도 남겼다.
3일 데이비드 윌슨(David Wilson) 세계은행 국장[사진]은 ‘보편적 건강보장(UHC) 국제포럼(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공동 개최)’ 자리에서 데일리메디와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먼저 세계은행은 전세계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목표로 1945년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로 꼽힌다.
특히 최단기간 전국민 건강보험 적용이라는 성과를 거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을 개발도상국에 컨설팅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데이비드 윌슨 국장은 “짧은 시간 건보제도의 큰 발전을 이뤄낸 한국 성과는 매우 크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도상국들이 많은 부분은 배워가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롤모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시기의 화두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 국내 보건의료빅데이터는 충분히 쌓여있고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상태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등 장벽에 가로막혀 실질적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각국은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지난해 ‘개인정보 보호체계(GDPR)’를 전격 도입했다.
GDPR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혁신 활동 확산에 필요한 개인정보 처리와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정보 보호체계 확립이 결국 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EU로부터 불인정 통보를 받았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일명 빅데이터 3법 처리가 국회 파행으로 멈춘 탓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를 풀어내야 보건의료빅데이터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특수성을 제외한 상황에서의 쟁점은 ‘깨어있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전문가를 발굴하는 것’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데이비드 윌슨 국장은 “현재까지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AI 활용을 주도해왔다. 전문성이 강조되는 보건의료분야의 데이터는 쏟아지고 있는데 이제는 보건의료 전문가가 직접 빅데이터를 만들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건보공단이나 심평원 역시 빅데이터 및 AI 기반 심사체계 및 지불제도 변화를 꿈꾸고 있다. 미국의 메디케어와 같이 세분화된 의료비 절감 방식 등을 벤치마킹하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