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울산시의사회와 지역 종합병원장들이 7일 전국 7대 특별시·광역시 가운데 울산에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료생활권을 무시한 채 행정 편의적으로 진료권역을 설정해 상급종합병원 제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에는 울산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되도록 정부와 울산광역시의 책임 있는 자세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효율적인 진료와 진료비 경감 등을 위해 2011년 상급병원지정제도를 도입했다. 경증환자는 1, 2차 병·의원,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울산대병원이 지난 3주기(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제외돼 울산에서는 이같은 의료생태계가 무너졌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체계 개선’ 연구에 따르면 울산지역 중증환자 100명 중 현지서 진료를 받는 사람은 62명, 서울 등 타 지역에 원정진료 가는 사람이 38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울산대병원 측은 "복지부는 관련 협의체 회의를 통해 개선안이 너무 파격적이라는 이유로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보류했다"며 "평가 기준 일부만 손보는 수준으로 4주기 평가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으로 새로운 평가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변태섭 울산시의사회장은 "거동이 힘든 중증환자들의 원정진료에 따른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환자와 가족이 떠안고 있다"며 "울산대병원이 상급병원으로 지정되면 환자 유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병원과 지역 의료계는 보건복지부가 서울 지역 일부 종합병원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울산시 의료계는 정부가 만약 4주기 평가에서도 진료권역을 세분화·확대 조정하지 않고 현재 기준대로 평가한다면 상급종합병원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태섭 회장은 "진료권역을 울산과 경남권으로 분리하는 것만이 상급종합병원 유치가 가능한 유일한 대안"이라며 복지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