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서울 백병원으로 환자들이 다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몇 년 간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위기설을 앓기도 했던 병원은 새로운 경쟁력을 찾기 위해 ‘비만’에 주목했다.
백병원은 금년 4월 기존에 운영하던 비만센터를 ‘비만대사센터’로 확장, 오픈하면서 생활 맞춤형 비만관리에 나섰다. 리뉴얼된 센터는 다학제 진료는 물론 영양상담실과 스포츠메디컬센터도 구비, 생활 맞춤형 및 밀착형 비만 치료를 지향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환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수술 및 사후관리를 위한 종합 비만관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백병원 재도약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인 비만대사센터를 이끄는 허양임 가정의학과 교수[사진]는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내고, 비만과 그 합병증을 치료 및 예방하는 것은 물론 고도비만 환자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비만 환자들에게 동반되는 부수적인 질환과 정신건강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 센터는 다학제적 진료를 대폭 늘렸다.
실제로 백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는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 간 협진이 이뤄지고 있다.
협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12층에 위치했던 비만센터는 올해 4월 비만대사센터로 리뉴얼되면서 내과와 외과가 위치한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만센터를 방문한 환자들이 다른 과에서 연계진료를 받아야 할 때 여러 층을 오가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저층으로 옮긴 것이다.
허 교수는 “작은 변화이지만 동선 하나도 내원하는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며 “특히 비만환자 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경우도 있어 낮은 충수에 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만센터 리뉴얼, 다학제 진료서비스 제공 환자 만족도 제고"
"영양상담실·스포츠메디컬센터도 구비, 생활 맞춤형 및 밀착형 비만 치료 지향"
"기존 1000만원대 고가 비만대사수술, 건강보험 적용돼 환자들 문의 늘어나는 추세"
영양상담실과 스포츠메디컬센터와의 연계를 통해서도 차별화를 뒀다. 이를 통해 환자의 영양 상태와 식습관 및 체력과 운동능력을 평가한 후 식사처방, 운동처방, 행동요법과 약물치료 등 맞춤형 비만 치료를 돕는다.
허 교수는 “예전에는 비만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미용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면, 최근에는 비만이 초래하는 합병증과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며 비만을 건강관리 측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예컨대 식습관 조절과 일정한 운동 같이 일상 속 건강관리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활 속 비만관리에 대한 니즈를 가진 환자들을 병원이 직접 관리하기 위해 영양상담실과 스포츠메디컬센터를 병행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들의 반응도 좋다는 것이 허 교수 이야기다. 그는 “병원을 내원해 비만치료를 받은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센터를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생활관리 외에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환자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그동안 높은 비용으로 망설였던 환자들이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1천만원 선에 형성됐던 비만대사수술비용이 급여화되며 환자 부담이 대폭 줄어 예전에는 비용 때문에 수술을 주저했던 환자들 문의가 늘고 있다”며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비만대사수술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앞으로 백병원 비만대사센터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생활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색할 방침이다.
“한때는 위기설이 돌기도 했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백병원만의 진료 노하우와 다학제적 진료시스템을 살린 비만대사센터처럼 재도약을 위한 변화가 병원에서 활발하다. 백병원 행보에 주목해달라”는 허양임 교수의 얼굴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