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로 좋은 세상 만들자' 간호계 젊은피 '의기투합'
김도건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장-작가겸 간호사 오성훈씨
2019.08.28 11: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간호사들이 간호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아래 젊은 간호사와 예비 간호사가 뭉쳤다. 리딩널스라는 이름으로 신규 간호사들의 애환을 일러스트로 그려내는 널스노트 오성훈 대표와 간호대생을 대변하는 대한간호대학 학생협회는 ‘널그리다’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간호계 젊은 목소리를 듣고, 또한 널리 알리고 있다. 젊은 간호계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은 간호대학생 및 신규간호사 본인을 위해서도, 간호계의 오랜 문제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보건의료노조가 금년 발표한 간호사 이직률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이직 간호사 중 1~3년차 저연차 비율이 무려 66.54%다. 지난 2월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김도건 대한간호대학 학생협회장과 인스타그램에서 일러스트를 그리며 간호사 작가계를 이끌고 있는 오성훈 간호사를 만나 간호계 젊은사람들의 움직임과 그들의 생각, 앞으로 계획하고자 하는 사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와 리딩널스 소개
 
김도건 회장 : 대한 간호대학 학생협회(이하 간대협)는 ‘모두의 잔물결이 하나의 큰 물결로, 파랑’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9년 1월 정식 출범했다. 간호대학생 단체로 간대협 이전에 전국간호대학생연합이 있었지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주 문제가 제기되곤 했다. 그 결과 2018년 간호대학장들이 모여 단체 해산과 대체에 대해 논의했고 단체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후 임시단체로 추진위원회가 출범해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했고 올해부터는 간대협이 출범, 2월 1일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번 여름 처음으로 총회를 성료했으며 협회 내에 문화자치국, 사무국, 인권복지국, 학술국, 홍보국을 개설해 역할을 분담, 수행하고 있다.
 
오성훈 대표 : ‘전교 꼴등에서 대학병원 간호사가 된 사람. 대한민국 모든 간호사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 그래서 매일 그들을 응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곤 한다. 사실 처음엔 간호에 큰 뜻이 없이 간호대학교에 입학했다. 군입대 후 책을 즐겨 읽고 위로받으면서 내가 그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됐다. 전남대학교병원 외과병동에서 신입간호사로 일하게 되면서 간호사 일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짧은 글귀를 끄적이는 것으로 나를 비롯한 간호사들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이후 글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전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된다고 생각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리딩널스라는 이름에는 이렇듯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시절이 담겨있는 동시에 마음을 읽는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Q.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널그리다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됐는지
 
오성훈 대표 : 금년 4~5월경 간대협에 대해 전해 듣게 됐고, 미래 간호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내가 먼저 아는 후배에게 김 회장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뜻이 잘 맞아 다른 지역에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Q. 간호사 처우를 위한다는 데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성훈 대표 : 간호사들이 간호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공유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개인이자 작가, 사업가로 활동하는 나의 경우 활동반경도 더 넓고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도 간대협과는 다르다. 대의를 위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간호사 개개인을 위로하는 것이 내가 하는 역할에 가깝다.
 
김도건 회장 : 간대협은 공익단체이며 간호대학생을 대표한다는 데서 상당한 책임이 있다. 단체의 이익이 아닌 학생 전체를 위해야 한다는 목표가 확실하다. 그만큼 활동에 제약이 있기에 파급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Q. 남자간호사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최근 간호계에서 남자간호사 위치는 어떤가
 
오성훈 대표 : 예전에는 남자간호사는 중환자실, 응급실 등 체력이 많이 필요한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전남대학교병원에서만 해도 최근 성별 구분 없이 병동에 남자간호사를 골고루 배치하기 시작했다.
 
김도건 회장 : 사실 간호대학교 내 성비는 아직 여자 쪽으로 치우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남자 간호대학생 수가 늘면서 성비 차이도 좁혀지는 중이다. 남자간호사를 위한 탈의실이 마땅히 없는 등 사회적 소수자가 아닌 물리적 소수자이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있다. 남녀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시듯 남자 간호사가 더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행동하는 젊은(예비) 간호사에게 최근 간호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싶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 법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김도건 회장 : 해당 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지 않는 간호대학생이 대다수다. 간호계 태움 문제는 인력은 부족하고 업무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간호계 시스템 자체 문제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법안이 통과되든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성훈 대표 : 김 회장의 의견에 역시 동의한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가 20명에 이르고 제시간에 환자를 케어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인력부족, 3교대,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등 간호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문제는 여전할 것이다. 
 
Q.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간호대 정원을 대폭 늘리는 정부 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도건 회장 : 해당 정책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여기는 이는 간호계에서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간호입학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들의 적성 고민도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여기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적성의 문제와 일을 관두는 문제는 별개라고 본다. 예를 들어 의사와 변호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관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복지와 적성의 상관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결국 복지가 좋아지면 적성에 대한 고민도 줄어들고 인력문제도 개선될 것이다.
 
오성훈 대표 :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 여론이다. 유휴간호사 유입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알맞은 방법이라고 본다. 또한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유입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Q. 대한간호협회와 같이 기존에 간호인력을 대변하는 단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대협과 리딩널스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김도건 회장 : 간호사와 간호학생은 상당부분 연결점이 있겠지만 동시에 해당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배타적인 관계다. 간호학생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의 필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하다고 본다. 간호대학생은 그 수가 많은 만큼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학생이란 위치의 특성상 이익을 위한 행동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직선제를 통해 임원을 뽑고 활동비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것 또한 간대협의 차별점이다.
 
오성훈 대표 : 현장의 간호사, 특히 신규간호사와 보다 가까운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간호계 대표 단체인만큼 활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간호협회보다 작가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현장의 어려움을 친밀하게 그려냄으로써 간호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다수 간호작가들과 교류하는 SNS 인플루언서인만큼 원하는 내용을 순식간에 퍼트릴 수 있는 힘도 있다. 특히 공감을 얻어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모은다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Q. 향후 활동 방향은
 
김도건 회장 : 간호대학생들에게 친근한 단체로 다가가는데 집중했던 간대협은 이제 1분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집행부를 모집하고 있다. 지원방식을 까다롭게 만들었는데도 지원율이 높은 상황이다. 대략 한 학기 동안 활동한 결과 간호대학생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인지도를 쌓은 덕이라고 생각한다. 간호대학생 및 간호사 인권을 비롯해 간호사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이슈화하고 필요시 국회의원, 정부, 간호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힘을 길렀다면 지금부터는 힘을 쓸 때가 아닌가 싶다. 
 
오성훈 대표 : 우선 8월 5일 시작한 간호사들을 위로하고 일반인들에 대한 간호사 인식을 개선하는 소셜캠페인 프로젝트를 9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캠페인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간호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힘든 점들, 소위 페인포인트들을 공론화한다. 10~12월에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으로서 간호 어플리케이션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간호 현장의 문제 개선에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실질적으로 바로 적용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에는 간호사들을 위한 밴드와 위키백과와 같은 기능이 포함된다. 병동별 지침 및 교육자료를 앱에서 제공, 데이터로 위임을 도와 신규 간호사가 덜 혼나고 덜 그만둘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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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오 10.10 00:34
    진짜 1인당 담당환자수좀 법제화 해주세요. 그리고 한 병동에 병상 갯수도 제한 둬주세요 아직도 한 병동에 6-70명 무식하게 몰아놓고 운영하는 병원 지방에 많습니다. 제 생각엔 40~50이 적정하다고 봅니다. 교대근무 듀티마다 수간호사는 간호인력에 포함하면 안되죠.. 수간호사는 관리자이고 직접적인 간호업무에 동참하지않습니다. 그리고 병원별로 다르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대부분 컴퓨터로 간호기록등 전반적인 전산업무 및 인계를 담당하는 차팅널스, 주사주기 혈당재기 혈압재기 약돌리기 등 발로 뛰는 액팅널스가 구분되어있는경우가 많은데 70명에 액팅 1명 차팅 3명이 배당되는 경우도 있다 들었어요 70명을 한명이 어떻게 다 돌아봅니까? 그러니 환자들이 계속 아까 이거 해달랬는데 까먹었냐? 왜 아직 안해주냐? 이러는겁니다.. 70명의 요구사항 다 기억해가며 시간별로 루틴업무까지 쳐내고 입원환자 받고 그외 잡다한 정리, 기록업무까지 병행하니 몸이 남아나겠습니까? 액팅들이 대부분 신규간호사 및 연차가 낮은 간호사이고 차팅보는 간호사는 연차가 높습니다. 휴 너무 할말이 많은데 진짜 국회의원들 현직간호사들 모아놓고 정책 논의 같은 장을 열어주세요, 간선제로 지들끼리 밥그릇 노나먹는 간호협회는 현 실무종사자가 아니므로 현재 상황에서의 애로사항을 듣기에는 괴리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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