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가 대장암 검진제도에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추가 도입될 전망인 가운데 일부 대형의료기관에 검사가 몰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이하 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박현철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회장은 “시범 사업 중 의사 당 하루 대장내시경 검사 수 제한은 5개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본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일부 대규모 기관으로 검사가 몰릴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또 검진을 위해선 관련 3개 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소화기내시경학회, 대장항문학회) 인증을 받고 최근 2년간 300건 이상 대상내시경 검사 경험을 요구, 의사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개원을 막 준비하는 전문의 및 중소병원 봉직의들은 자격 요건을 취득하기 위해 초기 개원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학회는 “검진기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자격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의나 전임의를 마친 후 곧바로 개업을 준비할 시 요건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라며 “특히 중소병원 봉직의들 개업 시기는 전임의에 비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환자 입장에서도 다소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5년 이내 대장내시경을 받은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전체 수혜자 수가 축소된다는 것이다. 또한 통보가 아닌 홍보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이 검사 대상자에 해당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이 같은 난점들도 있는 반면 대장내시경 검사의 질 자체는 상향될 수 있다고 학회는 분석했다.
학회는 “효과적인 시범사업을 위해선 질 평가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전문의 지원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학회 별 대장내시경 전문의 자격증 취득 및 유지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검사 질을 높이기 위해선 별도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학회는 “검사 질 유지를 위한 세부전공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며 “기존 대장암 예방 캠페인(Dream project) 홍보를 활성화하고 개원내과, 초음파학회, 검진의학회 등 타 학회와 연합해서 진행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수진자 몰리고 일부 의사 부담 커질 전망, 환자 불이익도 예상"
36개 기관 최종참여 시범사업 “중대한 합병증 발견 비율 높으면 조기종료 건의”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분변잠혈 검사 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진사업 일환으로 2021년 상반기 중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학회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규제개혁위원회는 “대장내시경시범사업 안전성과 효과성을 따져서 2021년 대장암검진으로 대장내시경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회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시범 사업 중 부작용이 발견돼 안정성이 의심될 경우 사업 조기 종료 건의도 생각하고 있으며, 또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엔 시범사업 지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시범 사업 중 사망, 천공 또는 입원을 요하는 출혈 등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0.4%를 넘는다면 사업 조기 종료도 건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하반기까지 참여자수 목표를 4000명으로 두고 있는데, 최소한 50~60%에 해당하는 참여자는 확보돼야 한다”며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내년 시범사업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본사업에 앞서 진행되는 시범사업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 도입의 효과와 부작용을 중점적으로 파악한다.
구체적으로 암 발견율, 암병기 변화, 합병증, 천공, 출혈, 사망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점검을 사전에 시행하고, 일반 환자들의 대장내시경 검진 만족도를 평가해 대장내시경 검진의 국가암검진 사업으로의 타당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현재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최종 참여기관은 2019년 7월 기준 국립암센터를 포함한 36개 기관이 선정돼 진행 중이다.
대상자는 만 50세~74세 남녀 2만7000명이다. 다만 5년 이내 대장내시경 주석자와 대장암 병력자는 제외된다. 기간은 2019년 7월 부터 2021년 까지 총 2만 7000명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며, 시범 사업 지역은 고양시와 김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