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뢰 얻으면 독립 의사면허관리기구 가능'
장선문 의협 중앙윤리위원장
2019.06.20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연일 논란이 되면서 의료계 자율정화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평가제는 8개 시도의사회로 확대돼 시범사업이 진행되며, 독립적인 면허관리기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중윤위)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의사윤리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구다. 의사회원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심의하며, 보건복지부에 징계를 의뢰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체적인 징계의 최고 수위가 회원 자격정지라는 것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새로 취임한 장선문 신임 의협 중앙윤리위원장은 “자율정화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이를 통해 의료계가 자율징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초석을 놓고 싶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편집자주]


Q. 신임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소감

의료계 내부에서 자율징계권이라든지 면허관리제도 개선이라든지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윤위원장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위원장직을 맡은 이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특히 중윤위원장으로 회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올바른 의료환경, 건강한 사회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중윤위에서는 징계를 위한 심의도 하겠지만 의사들 의료윤리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권 향상과 함께 의사들의 진료권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의료윤리 제고를 위해 윤리교육을 계획하고 의사들이 이를 정기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확대 시행되면서 중윤위 역할이 중요해졌다. 역할 중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시범사업을 잘 해서 본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범사업은 전문가평가단, 시도의사회 윤리위원회, 의협 중윤위 세 파트가 역할을 하고, 그 역할이 분담돼 있다. 중복되는 일은 없다. 평가단이 할 일, 시도윤리위가 할 일, 의협 중윤위가 할 일이 각자 다른데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가 연계성 있는 만큼 전문가평가단과 소통을 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의사들의 각종 비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 중윤위 대응이 느리다는 지적도 있다

중윤위에서는 어떤 심의를 하기 위해 소명자료를 받거나 증거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한계가 있다.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법정 다툼을 지켜봐야 하는 일도 있다. 증거만 수집되면 언제든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조사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시간 회의를 통해 심의하고 있다. 늦어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Q. 징계가 내려져도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윤위의 역할은 비윤리적 사례를 심의·의결해서 결정해 통보하는 것이다. 집행은 의협 회장이 하는 것이다. 중윤위의 징계를 따르고 따르지 않고의 문제는 집행부에서 관리해야 할 문제다. 물론 증윤위가 결정을 내리고 회장이 집행하면 잘 따르는 것이 회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Q. 의료계가 요구하는 자율징계권이 결국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것은 의사들 편에 있다는 것인데 중윤위가 그렇게 운영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윤위는 그런 의도 없이 엄격하게 운영돼 왔다. 혹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도 앞으로 더 잘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의협은 독립적 면허관리기구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중윤위 입장은 어떠한가

전문가 평가제 시범사업을 하는 것은 전문가단체의 자율징계권을 부여할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언제 본사업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의사들이 시범사업을 잘 수행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할 것이다. 중윤위가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의료윤리를 제고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면 독립적 면허관리기구 설립도 허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사들은 전문가집단이다. 자율징계나 면허관리에서 전문가가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궁극적으로는 면허관리기구가 설립돼 운영되면 의사들을 자율규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현재는 면허관리가 복지부 업무영역인데 독립적인 면허관리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Q. 중윤위에서 복지부에 징계 의뢰를 하더라도 피드백이 느리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 우려도 있는데 피드백은 잘 이뤄지고 있다. 복지부와 중윤위가 소통을 하면서 문제에 대한 공유를 하고 있으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관계부서와 회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징계뿐만 아니라 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도 포상은 정기대의원총회 때마다 하고 있다. 올해가 3년째다. 의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포상할 수 있다. 잘못한 사람을 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Q. 현재 의료계의 윤리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나

물론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지만 잘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하고 있다. 70점 정도는 주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리위가 시급하게 해야 할 것은 의사들의 윤리의식 제고다. 회원들에게 윤리강령이라든지 지침이 통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행부와 상의해서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홍보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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