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3차 중환자실 적정성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성진 회장[사진左]은 지난 20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전담전문의가 근무하면서 사망률 등의 지표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중환자의학 진료영역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타 분야 전문의 및 보조 인력과의 협동진료 체계의 일원으로서 환자에 대한 자문 및 2·3차 진료를 수행하는 임상 의사를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환자실 사망률은 2014년 기준 16.9%에서 14.2%로 낮아졌고 심부정맥 혈전증을 예방하는 요법을 미리 실시한 환자 비율도 72.3%에서 88.6%로 16.3%P 증가했다.
홍성진 회장은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근무하면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었다”며 “중환자 진료의 전담전문의 역할을 좀더 정비하고 과도한 진료 업무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환자의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담전문의의 근무 실태는 매우 다양하다. 학회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99명의 전담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 수는 7.8명에서 114.2명으로 폭이 매우 컸다.
홍 회장은 “전담전문의 1명이 114명의 환자를 맡는다는 것은 진료를 안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해 우리나라 전담전문의가 총 몇 명인지, 중환자실 의료비용은 평균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를 질의해 봐도 보건당국에서는 알 수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치의 아닌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입·퇴원 관리 바람직”
"전담전문의 근무시간 과도 해결해야 하고 환자수 조정도 필요"
전담전문의 운영 방식 또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를 전담전문의가 주치의로써 돌보는 폐쇄형이 21%, 주치의가 중환자실 환자를 돌보는 개방형이 49%, 전담전문의가 혈역학관리, 기계호흡, 응급상황에 관여하는 하이브리드형이 30%로 분산돼 있다.
박성훈 이사는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전담전문의가 중환자실에 상주하며 환자를 돌보는 폐쇄형 ICU 형태가 되
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환자실에서도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봐야 한다는 개념이 남아 있는 탓에 전담전문의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고 지적했다.
전담전문의 근무 시간이 과도한 것도 문제다. 학회 설문조사에 응한 전담전문의 가운데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전체의 54%였고,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32%나 됐다.
박 이사는 “현재 전담전문의 가산 수가가 전문의 1인이 30명의 환자를 보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과도한 업무 부담을 피할 수 없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는 전담전문의가 진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담당 환자 수를 전체적으로 낮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환자실 운영 형태, 혹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등급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