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뿐 아니라 의료계에도 강추위가 찾아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모임을 창립했다."
임현택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코엑스 인근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 추진에 대응하기 위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출범을 공식화한 의사단체다. 대한의사협회와는 별개 조직이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료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의사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자는 뜻에서 모임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계는 길게보면 2000년 의약분업 투쟁과 가깝게는 지난 2020년 4대악 투쟁이 있었다"며 "모두 큰 상처를 남겼지만 잘 막아냈는데 작금의 현실을 보면 CCTV 설치 강제화부터 의대 정원까지 일방적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증원을 추진하면서 필수의료 관련 급여를 확대하는 등 당근책을 주고 있는데 이는 서로 엮어서 진행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아청소년과와 같은 필수의료 강화는 당연히 정부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정부가 계속 의료 현장과 다른 정책을 추진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 몫"이라며 "의사들이 힘을 모아 잘못된 정책을 하나하나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검체검사 위탁 고시 등 필수의료 위협"
이날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문제와 검체검사 위탁 기준 고시안 등에 대해 지적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공공연한 관행이었던 검체검사 할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최근 검체검사 수탁인증 관련 세부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유관단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임현택 회장은 "필수의료 절반은 내과라고 봐도 무방한데 검체검사 관련 위탁 기준 고시가 시행되면 절반 이상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결국 또 다시 현장 의견을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해 필수의료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부는 검체검사 관련 예산을 깎고 한약 첩약 급여 등을 추진 중"이라며 "국가 정책이 진행되는 방향을 보면 도무지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역시 행된다면 의료기관이 보험사에게 고소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부터 산부인과, 외과 등 의료계가 하나하나 무너지고 있다. 외과는 지금까지 수술이 진행된다는 것이 용한 수준"이라며 "의사들이 모여 힘을 합쳐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