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문자 그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임기 중 두 번의 탄핵 위기를 거쳤고, 지난해 8월에는 의료계 총파업을 이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사진]에 대해서는 전임 회장들보다도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퇴임 후 국민 건강 등을 아우르는 사회활동을 준비한다는 최대집 회장은 보궐선거를 통해 제도권 정치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의협 출입기자단은 그를 만나 회장으로 재임한 지난 3년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 봤다.[편집자주]
Q. 지난 3년 임기를 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A. 2018년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응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 강행을 막아야 한다는 소극적인 차원의 대응이었다. 또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해야 등 수가 정상화의 길을 열어야 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이루지 못 했다. 가장 아쉬움 많이 남는 부분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진찰료 수준이 주요 선진국 경제규모 생각하더라도 두 배 정도 커져야 비슷한 수준 된다.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수가들이 저수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선의 진료를 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정부 쪽에서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의정협의체에서 필수의료 정상화가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의정협의체를 진행하면서 모든 수가를 한 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진찰료, 필수의료 등이 해당 틀 안에서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9·4 의정합의는) 최대집 집행부가 얻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늘리겠다, 공공의대 만들면서 공무원 이런 식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근본적으로 의료정책은 의협과 사전 충분한 협의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2000년도 의약분업도 정부가 진정성 있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대란 결과를 낳았다. 이번에도 당정청 협의가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의협은 공식·비공식적으로 몇 번 경고했다. 의대정원 확대, 한방 첩약급여화, 공공의대 등은 의협과 반드시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이다. 당과 청와대가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구했는데, 보건복지부는 별일 없을 것이라 오판했다. 당정청 합의 하에서 추진하려던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중단 등이 13만명 의사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뜻을 모으고 단결하면 절대 의협 동의 없이 추진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는 것이다. 내 임기 중 가장 잘한 일이다.
Q. 임기 마지막 해이다. 무엇보다 ‘마무리’와 ‘연속성’에 있어서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
A.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집행부의 회무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완결되지 않은 과제는 연결해줘야 한다. 물론 어떤 집행부 성격에 따라 중간에 정리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9·4 의정합의 틀을 만들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의정 협의에서 다루는 주제가 한 두 달, 서 너 달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정협의에서 전체를 논의한 후 나중에 한꺼번에 발표하지 말고, 하나하나 합의가 가능한 부분부터 해야 한다. 복지부에서 전체적으로 결론이 나면 최종합의안을 발표하자고 이야기 한다. 현 집행부에서는 의정협의 완결을 못 짓는다. 차기 집행부가 만들어지면 의정협의 틀 그대로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음 집행부도 여기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번 집행부 들어와서 중점 추진사항이 많았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3차 상대가치개편 등 진찰료 정상화,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등은 계속 이어져야 할 과제다. 차기, 차차기 집행부에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의료분쟁특례법은 3년 동안 제안했다. 의정협의체 의제로 올라가 있고, 제정법 초안을 의협에서 가지고 있다. 정부입법으로 할지, 의원입법으로 할지 공식 의제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이것도 계속적인 논의해서 성과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의료분쟁특례법, 의사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의료감정원 사안, 의료감정원 내실화 작업 이것도 연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작업이다.
의학정보원 설립을 아직 못 했다. 가급적 40대 집행부 임기 내 설립하려고 한다. 설립 후에도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설립 이뤄지면 연속적으로 이어가면서 할 일이 많다. 대한의사면허관리원 설립 구상도 발표했다. 관련된 모든 정책자료, 추진방향 이런 건 완료했다. 이사회 인선, 원장, 실무조직 인선, 예산 등 남았다. 이건 워낙 큰 주제이고,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집행부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그 선까지 작업하겠다. 최소한 골격 갖추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10년은 걸릴 것 같다. 집행부에서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9·4 의정합의, 최대 성과물이고 필수의료 정상화 지속 논의"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8000만명분 접종 불가능”
“의대 정원 확대 강행하면 범투위 위원장으로 복귀, 대정부 투쟁”
“회원들 지지와 협력 있었기에 나름 성과 있었고 보람, 의사단체 적극 참여하고 단결해야”
Q. 보건복지부 의사 증원 의제화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A. 올해는 의정협의체에서 절대 다루기 힘들다.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백신 접종 사업이 정부·국민·의료계가 일차단결해서 한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코로나19 진료대응만으로도 힘들다. 비코로나 일반진료도 많다. 정부 행정력을 이용한 전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의료계 적극적 협력 필수.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환자들이 불신해서 안 맞으면 안 된다. 환자 신뢰가 있고, 환자 순응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물론 의협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 계획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만 접종해도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인원 120만명 의사인력이 동원돼야 한다. 그사람들 어디서 오나. 봉직의 개원가 다 일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위해) 그정도 인원을 빼면 개원의 4만 3000명이 일하고 있다. 의사 30%가 나가버리면 의료대란이 벌어진다. 시도의사회장들과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다. 4350만명, 올해 안에 8000만명 접종 불가능하다. 부작용이 얼마나 생기겠나. 사망사고도 분명히 생기고, 인과성 없더라도 백신 연관 사망도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 거치면서 국민 신뢰 유지하면서 순응도도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올해는 의대정원, 공공의대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접종 완료 이후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객관적 의사추계를 내고, 거기에 맞춰 차근 차근해야 한다. 공공의대 신설은 지역발전을 이유로 여기저기서, 심지어 서울서도 만들겠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공공의대 신설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부와 여당에 분명히 전달했다.
Q. 만약 복지부가 차기 의정협의체 회의에서도 ‘의사 증원은 코로나 이후 원점 재논의하겠다’는 의정합의 약속을 깨고 다시 거론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정부가 의정협의체에서 의대정원 확대 강행하겠다면 (최대집 회장이) 범투위 위원장으로 복귀할 것이다. 현재 의정공동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본인이다. 현재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서 전국에서 부족한 의사인력을 코로나전담병원, 대학병원까지 90% 이상까지 보내주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정부와 협력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투쟁 일선에 복귀해 대정부 투쟁을 할 것이다.
Q. 의료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번 9.4 의정합의에 대한 이견이 많은 상황인데
A. 4대 악 의료정책 투쟁과 합의는 백서로 자세하게 낼 예정이다. 의학적으로 이야기하면 9·4 합의 핵심 이유는 투쟁 목표가 관철됐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 불가가 원래는 투쟁 목표였다. 의협도 그런 입장 가지고 있었으나 내부 논의 통해 ‘무조건 안 된다는 사회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는 결론을 냈다. 전문적 의사기구 있고, 의사 추계를 제대로 내 정부와 필요한지 없는지 따져보자. 그러면서 철회보다는 중단과 원점재논의로 바뀐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도 그렇게 말했었다. 내 의견대로 독단대로 했으면 절대 불가했을 것이다. 끝까지 투쟁했어야 한다. 정부와 협상안 마련하고, 최종적인 문구 조정은 회장에게 일임한다는 합의를 이뤄냈었다. 대전협 입장도 9월 3일 최종회의를 통해 문건으로 받았고, 충분히 반영했다.
두 번째는 국민들의 피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현장에서는 1차, 2차 전국적인 총파업이 이뤄지면서 상당한 환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왔었다. 우리가 목표로 한 주장은 관철시켰는데, 남아 있는 게 첩약급여화, 비대면 진료 등이었다. 이걸 가지고 3차 투쟁으로 가게 되면 대학병원까지 대거 참여할 상황이었고, 특히 교수들이 대거 동참할 분위기였다. 이 경우 실익은 미미하다.
Q. 16개 시도의사회 총의를 모으기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집행부 ‘독단’을 비판하기도 했고, 범투위는 친집행부 일색이라는 평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A. 의협 집행부는 정관상으로 제44조 3항, 제45조 지도감독권 등에 의해서 산하단체에 대해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의협 집행부의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산하에서 수행하고 보고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강제력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 16개 시도의사회는 다양한 구성원들로 돼 있고, 회장 뿐만 아니라 집행부가 있기 때문에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단일한 의견 모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시도의사회장단 회의는 늘 하는 것이고, 부족하다고 일부 시도의사회장 느낄 수 있지만 수시로 의견 구했다. 합심해서 대응할 필요 있을 때는 시간·장소 불문하고 전국 돌아다녔다. 특히 8월 투쟁이 단기간 동안 계획 세우고 하기에는 시도의사회장들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전국을 돌면서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대화 하는 자리 만들었었다. 또 대한의학회, 대학교수 등과 접점 찾고자 의학회와 의협 집행부 연석회의 정례화 시켰다. 이 틀을 잘 활용해서 학회에 교수라는 직역과 의협 집행부 간 할 수 있는 일 많다. 대개협과도 3개월에 한 번씩 연석회의, 현안 논의할 수 있는 노력했었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일단 전국 13만 의사 회원들을 위해 최선의 진료환경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부에서는 성과를 냈고, 일부에서는 내지 못 했다. 전반적으로 회원들의 지지를 평균은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지와 협력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일들에서 나름 성과 낼 수 있었다. 그 점에 대해서 회장으로서 감사드린다. 회장 마치고 난 이후에도 정치사회운동을 본업으로 한다. 그 일환으로 의료정책에 대해서는 최근 6년 동안 했다. 의사 회원들 지지와 성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 그걸 만들어 내는 일은 퇴임 이후에도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은 국민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의협은 역사가 오래 되고, 조직도 매우 광범위하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의협이 왜 중요한지 인식했을 것이다. 4대 악(惡) 의료정책 관련해서도 전문가 단체가 왜 중요한지 실감한 부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의사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의사회에 가입하고, 시군구의사회, 각종 병원에 있는 의사조직 활동에 참여하고, 회비도 납부하고 해야 한다. 집행부에도 각급 의사단체가 있다. 의사단체 활동에도 시간과 여력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집행부가 결정했을 때는 단결해야 한다. 평소 이견 있고, 비판적 견해 할 수 있지만 단결을 해서 일치, 단일대오 이뤄서 강력히 행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