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체에 젊은의사들 소중한 의견 전달·반영 최선'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회장·서상준 부회장
2021.03.19 16:12 댓글쓰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회장(우측)과 서상준 부회장(좌측)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지난해 젊은의사 단체행동 종료 후 새롭게 출범한 제24기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도 어느덧 임기 절반이 지났다. 데일리메디는 지난 22일 대전협 한재민 회장과 서상준 부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최근 전공의 관련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전협 역사상 최초로 인턴 신분 회장에 오른 한재민 회장은 1년이라는 짧은 임기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지난 5개월은 의정협의체를 통해 젊은 의사들의 소중한 의견을 전달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서상준 부회장은 남은 임기동안도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며 회원들에게 대전협에 대한 신뢰와 관심을 당부했다. [편집자주]
 
Q. 대전협 회장 취임 후 약 5개월이 지나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5개월 성과와 소회 말씀 부탁
 
: 정부와 직능단체가 협의를 하는 의정협의체라는 자리에 주요 구성원으로 참가해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필수의료, 의료전달체계, 수련환경 개선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의협에 입장에 주요하게 반영토록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성과다. 실제로 의협과 각 지역 시도의사회 내에서 과거에 비해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논의 구조 자체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대전협이 젊은의사들이나 예비의사들의 소통 창구로서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5개월 회장직을 수행하고 나서 요즘 통감하는 부분은 1년이라는 시간으로는 조직을 튼튼히 엮어가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대전협이 젊은 의사들 의견 전달의 주요 창구역할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어떤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Q. 집행부의 공식 인준이 늦춰지고, 코로나19 등으로 오프라인 정기 총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정상적 회무 운영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 대전협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정기총회를 아직 치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이에 대해 수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정식 인준을 받지 못했을 뿐, 집행부는 각각의 위치에서 업무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대외협력, 홍보 업무를 비롯해 수평위 업무, 위원회 참석 등 기본적 회무들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비상대책위원회도 여전히 기능을 하면서 젊은의사들의 의견을 적절히 정리하고 반영해 의정협의체에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집행부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된다면 그 이후에 총회를 열어 공식 인준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욕심을 내고 무리하게 총회를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전공의의 뜻이 아니고, 의료진으로서 갖춰야 할 책임의식과도 맞지 않다고 본다. 
 
Q. 지난해 연말부터 의정협의체 회의가 수차례 진행됐다. 전공의 대표로서 어떤 부분을  주장하고 있나
 
: 9.4의정합의 내용에 반해 의정협의체 논의가 졸속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그 외에 수련내용 내실화, 수련비용 지원 방안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지역의료, 의료전달체계 등에 대해서도 범투위 내부 정책위원회에 참여 중인 여러 전공의들이 젊은의사들 의견을 내고 있다. 저는 이를 바탕으로 의정협의체 협상단 회의에 참석해 실제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적절히 전달되고 있는지 잘 진행되고 있는지 A부터 Z까지 확인하고 있다.
 
Q. 최근 의정협의체는 물론 당정이 여러 채널을 통해 공공의대‧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재차 거론하는 모습인데
 
: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키로 한 아젠다 중에 공공의대와 의대정원이 있는 것은 맞다. 다만 9.4합의문을 보면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공공의대와 의대정원에 대해 원점 재논의를 하기로 명시돼 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 안정화라 보기 힘든 시점인데 복지부에서 성급하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합의문에 명시된 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대전협 입장이다. 특히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의정협의체를 언급하며 현장 의견을 참고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분명 의정협의체에서 공공의대와 의대정원에 대해 원점 재논의키로 했음에도 현장 의견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



Q.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공의들 수련 부실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전담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들은 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어떤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수련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파견 기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논의 결과가 나왔다. 수평위에서 기존에는 타 수련기관으로 파견수련을 갈 수 있는 기간을 4개월로 제한해뒀다. 하지만 파견수련 기간 조정은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전공의 수련은 대한민국 최고 전문의 및 의료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국가 재난상황이라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정부도 의료계도 전공의의 정상적인 수련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전협 회장단은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전공의 핵심역량 개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양적인 평가에 치중돼 있던 전공의 평가 기준 대신 전문가로서 갖춰야 하는 핵심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이를 관리 감독하는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수련 질적 보장하고 효율적 평가체계 마련 최선"
"코로나19 등으로 집행부 공식 인준 늦어졌지만 회무 정상 진행"
"당정은 공공의대
‧의대정원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원점 재논의라는 합의 지켜져야" 
"
차기 의협 회장은 전공의 목소리 경청하고 의협이 집단이기주의 외골수처럼 안비춰지게 리드"
 
Q. 최근 전공의의 겸직을 허용하는 시행령 개정안이 논란이 됐다. 복지부는 겸직은 전공의의 자발적 의사와 병원장 허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응 현장 강제 차출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들이 있는데
 
: 전공의 개인의 자발적 의사가 있어야 겸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선 강조하고 싶다. 의사로서 힘든 시기이지만 전공의들 가운데서는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의료인력 지원 의사를 가진 이들이 있다. 그런 개인의 의지가 있음에도 기존 규칙 때문에 막혀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대전협은 그러한 전공의 개개인의 의지를 확인했고, 이것이 왜곡되지 않도록 시행 규칙이나 표준을 철저히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 의무라고 봤다. 그래서 전공의 겸직 허용과 관련해 수평위에서는 물론 복지부와 수차례 논의를 통해 전공의가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해 전달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런 부분들이 잘 전달되지 않고,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우리의 의도와 달리 강제 차출이 발생한다면 대전협의 대표로서 강력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 차출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로 감염병예방법에 한시적 종사명령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통한 강제 차출은 현재로선 막기 어렵다. 하지만 한시적 종사명령은 이번 겸직 허용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두 번째로 병원장의 지시나 의국의 분위기 등 다른 요인으로 전공의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코로나19 관련 일을 하는 방식의 강제차출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있는 셈이다. 특히 소속된 수련병원 외에 다른 기관에서 일하게 될 때는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때 자발적 동의, 수당, 코로나19 감염시 대책 등이 적절하게 명시돼 있는지 잘 확인한다면 차출과 유사한 상황에 놓이지 않을 것이다.
 
Q.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전공의 대표로서 차기 의협 회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의협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직능집단 대표로서 회원과 단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단체 이미지가 집단이기주의 성향의 외골수로 비춰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나아가 의사 전문성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분위기 형성에도 매진해주길 바란다. 현재 후보 6명 모두 전공의와 수련환경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관심 이상의 실질적 대안, 구체적 현황에 대해서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차기 회장은 전공의에 대한 관심을 회장이 되기 위한 선거구호로만 사용하지 말고 실제로 최일선 전공의들 목소리를 경청해줬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대전협은 전국 전공의 대표 단체로서 의료현장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전공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적절한 수련제도와 환경이 갖춰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자 소명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공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인 만큼 전공의 스스로도 책임과 의무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맹목적으로 집단과 개인 이익을 쫓기 보다는 전문가로서 사회 전반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 대전협 부회장으로서 전공의 의견과 뜻을 주의 깊게 듣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 믿어주길 부탁한다. 앞으로도 전공의들이 대전협에 많은 관심과 의견을 주면 이를 잘 반영해 의정협의체와 복지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