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의학회 장성구 前 회장이 1일 국군수도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으로 인생 2막의 문을 열었다.
국내 의학계 수장인 대한의학회 회장의 퇴임 행보로는 파격에 가깝다는 평이지만 그는 ‘의미와 가치’라는 단어로 자신의 결정을 부연했다.
그는 지난 1월 대한의학회 회장 임기를 마치고 2월에는 평생 몸 담았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생활도 정리했다.
야인(野人) 신분이었지만 국내 의학계의 거목이었기에 곳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두둑한 보수에 극진한 대우가 즐비했지만 그의 선택은 국군수도병원이었다.
세계적 반열에 오른 국내 의술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된 군진의학 발전을 위해 남은 열정을 쏟겠다는 각오로, 꽃길이 아닌 고행을 택했다.
"진료, 연구 체질 개선 통해 '군진의학' 새 패러다임 제시"
사실 군진의학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착은 결코 갑작스럽지 않다. 대한의학회를 이끄는 동안 개최했던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군진의학 비중을 늘리고 직접 강의를 경청하는 등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정전 중임에도 총상 등을 다루는 군의학 발전은 더디게 진행됐고, 군의료 인프라도 열악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 여간 안타깝지 않았다.
물론 한 사람의 힘으로 군진의학 발전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중요성을 공론화하고 내부적으로 도약을 위한 분위기를 불어 넣을 수는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궁극적인 지향점으로는 미군 병원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WRAH(Walter Reed Army Hospital)를 지목했다.
WRAH는 미국 대통령을 직접 치료할 정도의 권위와 시설 및 치료 성과를 자랑하는 세계적 군병원이다.
특히 각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민간의사와 군의관이 함께 근무하며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세계 군의학 관련 연구도 주도하고 있다.
장성구 前 회장은 “한국의 군진의학은 가야할 길이 멀다”며 “WRAH을 롤모델 삼아 군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진료에서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이를 토대로 연구력을 강화하는 군진의학의 단계적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민간에서 체득한 진료경험과 술기를 최대한 군의료에 이식한 후 연구를 독려해 가고자 한다”며 “미력이나마 남은 열정을 쏟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구 前 회장은 경희대병원장을 비롯해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대한암학회 회장,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 보건복지부 중앙약사 심의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