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맞은 후 사망하는 환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는 의료기관에 접종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정부는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0시까지 3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이후 부산과 여수에서도 새로운 사례가 발생하는 등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남 여수에선 독감 예방 접종을 한 70대 여성 A씨가 자택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전날 여수 한 병원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A시는 평소 신경 골반 계통의 기저질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맞은 백신은 ‘N사’ 제품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부산에서도 예방 접종을 한 80대 여성 B씨가 사망했다. 부산시 등은 B씨의 사망 원인을 고령에 의한 심혈관질환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후 예방 접종과 사망과 간 연관성에 살피기 위해 부검 등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전남 영암에서도 이달 14일 한 병원에서 유료로 독감백신을 접종한 50대 여성 B씨가 접종 후 닷새만인 이달 19일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뇌출혈 사망으로 판단됐지만, 백신 접종 사실을 안 가족들이 이날 접종 후 사망 사실을 보건소에 신고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자체들은 접종을 보류하기 시작했다.
경북 포항시는 이날부터 29일까지 1주일 동안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독감 예방 접종 시행 위탁계약을 체결한 시내 200여 개 병·의원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1주일 동안 유보해줄 것을 권고했다.
수도권에선 영등포구 보건소가 이날 관내 전체 의료기관에 접종 보류 권고를 전했다.
전남도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자 독감백신 접종 중단을 지자체 차원에서 권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국가사업으로 지자체가 이를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사망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에게 잠시 접종을 보류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