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세 번째 도전 끝에 국회에 입성한 만큼 남들보다 더 겸손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으며, 전인건강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 사회 약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약사 출신 서정숙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야당에서 약계 출신 후보로 유일하게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인물이다.
서정숙 당선인은 이화여대 약대 출신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와 한국여약사회장, 서울시의회 의원, 국민통합·해냄복지회 이사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으며, 미래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아왔다.
30여 년간 보수 정당에서 활동해왔지만, 금배지를 다는 일은 쉽지 않았다. 19대 총선에선 비례대표 후보가 됐다가 빠졌고, 20대 총선에선 부패 공천으로 기회를 잃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와신상담하며 재도전했다.
그 결과 이번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17번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정치인으로서 균형적인 시각과 통합적인 관점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며 사회 현안들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그를 만나봤다.
Q. 국회의원에 당선된 소감
기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야당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약계 출신 후보이기에 사명감이 든다. 30여년간 보수 정당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경험들과 보건의료인으로서 가진 전문성을 잘 활용해 나라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Q. 국회 입성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만만찮은 일이었다. 세 번 도전한 일은 내 인생에서 큰 공부가 됐다. 공천 과정에서 여러 일을 겪으면서 좌절하며 실망해 포기를 고민한 적도 있다. 그 때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상해 연설 중 '너희 중에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네가 나서라'는 말을 마음에 되새기며 오히려 긍정적인 자세로 더 열심히 미래를 준비했다.
Q. 약사에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이유
제 나름의 가치를 갖고 33년간 보수 정당에서 활동해왔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치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겨 애국, 애당하는 마음으로 함께 해왔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솔선수범하고 정당 내 개혁세력으로 소신있게 의견도 개진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반향을 일으키려면 국회의원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국에서 약사로 일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사회 약사로서 우리 사회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싶어 정치인의 길을 선택했다.
"보건복지부 책임 차관제 추진 통해 전문성 및 효율성 제고 필요"
"미래 먹거리 '제약·바이오와 의료기기산업' 육성 적극 지원"
"약자 위한 다양한 정책 펼쳐 보이겠다"
Q. 초선 의원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아무래도 약사 출신이다보니 상임위원회 가운데 보건복지위원회를 가고 싶다. 약사이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를 역임해 전문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결산검사대표위원 등을 맡으며 복지제도 및 정책을 다룬 경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사안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은 물론 사회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는 총론적인 안목도 키웠다. 대한민국이란 유기체 안에서 보건복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각 정책이 유기성을 갖고 선순환되며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힘 쓰고 싶다.
Q. 코로나 사태 등으로 보건복지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동의한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보건복지부의 '책임 차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건보건 분야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에 보건과 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차관을 각각 둬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도 필요하다고 본다.
Q. 의약계 관련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는 '제약·바이오' 분야에 있다. 한국인은 교육수준이 높으며, 특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보건의료 분야 인력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검증됐다. 여러 제도 및 정책이 뒷받침돼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면 국부 창출을 위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의약품 산업은 물론 의료기기 산업도 함께 성장시켜야 한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보니, 노인인구를 위한 의료보조용품들이 많이 필요하다. 의사들이 질병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필요한 의료기기와 함께 자가치료(self medication)를 위한 기기 개발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심평원 상임감사를 역임하면서 건보 재정을 아껴 관련 다른 분야에 사용된다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마지막으로 초선 의원으로서 각오 한 마디
저는 '사회 약사'로서 전인건강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환자들의 질병 치료 및 예방에 앞장서는 것은 약사라는 직업적 소임이고, 더 나아가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돌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뿐 아니라 입법기관으로서 정의를 세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 당리당략(黨利黨略)에 함몰되지 않고 초심을 잊지 않으며 국민을 위해 국민에 의한 정치를 하는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조용한 다수의 성실한 국민이 정치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경청하고 소통하겠다. 67세 나이에 국회의원이 된 것은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 경륜을 의정활동에 녹여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