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손실보상, 법과 규정 허용범위 내 최대한 지원'
임태환 손실보상심의委 공동위원장(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장)
2020.06.08 06:0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운영 목표는 의료기관들에 지급할 지원금을 깎는 것이 아니라 법과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지원해주자는 것이다." 임태환 코로나19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위원장(대학민국의학한림원 회장)은 의료기관 보상금 지급을 두고 이렇게 전했다. 그는 변호사, 손해사정사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의료계를 대표해 위원장으로서 중립적 위치를 지키며 의료기관들이 최대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태환 위원장은 앞으로 다가올 제2, 제3의 코로나19 발생 시 의료진들이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의료봉사에 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위원회 운영의 기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를 만나 코로나19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편집자주]
 

Q. 손실위원회 출발 배경과 함께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

손실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손실보상 규모와 범위를 논하기 위해 구성됐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내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의사협회나 병원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 관계자와 변호사, 손해사정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의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의료기관의 손실액에 관한 안(案)을 만들면 전문위원회가 회의를 통해 예산안이 감염예방법 제70조 등 법률에 부합한 지 여부와 금액에 대한 타당성 등을 따져 세부 내역을 조정하는 계수조정을 진행한다. 전문위원회에는 지난 메르스 당시 손실보상위원회로 활동했던 법무공단 소속 변호사와 심평원, 복지부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속해있다. 전문위원회가 회의 끝에 손실위원회로 수치를 넘기면 소속 위원들이 회의를 통해 지원금액에 대한 검토‧논의 후 최종 결정을 하게 되는데 보통 위원회 결정이 있고 다음 날 개산급을 지급한다. 전문위원회는 약 2주 간격, 손실위원회는 한달에 1번 정도 회의를 진행하는 데 손실위원회 지난 회의를 통해 지원금 1020억원과 1308억을 최종결정해 의료기관에 지원했다.


Q.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손실보상을 결정하는지

현재 위원회를 운영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의료기관들에 지급할 지원금을 깎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법과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지원해주자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의료진들에 대해 보상을 조금만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많이 보상을 해줘서 혹시나 제2, 제3의 코로나 등 감염병 발생 시 의료진들이 다시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게 기본 목적이다. 열심히 해봐야 돌아오는 보상도 없고 고생만 한다면 누구도 다음에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위원회가 놓치는 케이스가 없도록 의협과 병협 등 이해단체에 최대한 많은 사례를 발굴해오도록 요청한다. 보상금액은 칸막이나 음압 시설 등 병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설치한 시설의 비용 등 직접비용과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지 않았을 경우 얻을 수 있었을 수익인 기회비용을 합해서 결정하고 있다. 지원금 또한 적기 '골든타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운영이 힘든 의료기관이 빨리 숨 쉴 수 있도록 최종 지급액이 확정되기 전에 전체 손실 대상의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개산급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상충되는 안(案) 있어도 위원들 간 조정 통해 전원합의 유도"
"제2, 제3의 코로나 발생돼도 다시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말로만 '덕분에' 아닌 구체적으로 의료진 노력과 희생, 정책에 잘 반영되길 희망"
"타업종 고려, 보상액 결정하는 측면 이해 필요하고 합법적 범위내 보상 노력"


Q.손실위원회에 처음으로 참여했는데 맡은 역할과 소감은 어떤지
임상 경력으로 의료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있고 비교적 중립적 입장이라 정부에서 위원장 자리를 제시한 듯하다. 위원장이니까 회의를 주재하고 최종 결정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거수 원칙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해 서로 의견이 상충되면 시간이 걸려도 조정을 통해 최대한 전원 합의에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전문위원회는 현재까지 5차례 정도 회의를 진행했는데 손실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문위원회 위원은 아니지만) 어떻게 금액이 결정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다. 회의만 2시간 30분~3시간 정도 진행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어려운 점도 많지만 지금 의료기관이 입고 있는 손해가 너무나 막심하기 때문에 손실위원회 결정에 따라 의료기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 또한 손실위원회에는 변호사나 손해사정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많은데 변호사는 법을 중심으로 손해사정사는 손실보상을 중심으로 등 대부분 본인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문제는 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임상을 겪어보지 않았으면 생각할 수 없는 점 등에 관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의료진 입장을 잘 대변해주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정부가 이미 2차례에 걸쳐 의료기관 등에 손실보상지원금을 지급했지만 대다수 의료기관은 재정적 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손실보상 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향은
지원금을 기다리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너무 늦다, 액수가 불만족스럽다' 등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지원금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례를 정리하고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고심 끝에 금액을 산출하면 수차례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번복되는 경우도 있어 지연될 수 있지만 적기에 지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일선의료기관에서 보상금에 대해 입고 있는 손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이 나오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전체적인 경기 침체를 생각해줬으면 한다. 손실보상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모든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이기 때문에 입은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고 계산에 의하면 손실을 입은 부분은 거의 보상 범위에 포함된다. 타업종을 고려해 보상금액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으로 보상하고 사례를 몰라 놓치는 경우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보상해주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3차로 개산급은 6월 중 지급할 예정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이번 사태로 희생하는 의료진을 위해 정부가 '덕분에 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손실보상 등을 잘해줘야 희생에 보답하는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정책 등 여러면에서 엇박자를 보여 안타까운데 이런 기회에 정부가 의료계를 잘 끌어안고 격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의료계와 정부가 화합해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서도 국민들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말만 '덕분에'라고 하지 말고 의료진의 노력과 희생을 정책에 잘 반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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