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편이었다. 명성이나 조직 기여도로 따지면 시시비비 없는 ‘0순위’였다. 하지만 겉치장 보다 내실에 충실했다. 그렇게 ‘환자들에게 한 차원 앞선 치료기회를 제공한다’는 외고집은 세계적 수준의 센터로 자리매김 시켰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도배하며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센터가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진에 첨단시설로 중무장한 고대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이제 격(格)이 다른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화룡점정(畵龍點睛) 만을 앞두고 있다.
새롭게 확장한 소화기센터는 우선 외래 공간이 늘어났다. 과거 4개였던 진료실이 7개로 확대돼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크게 줄었다.
상하부내시경실도 6개로 늘렸고, 초음파 검사실, 상하부장관 운동 검사실, 초음파 내시경실 등을 각각 분리 배치해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환자 대기 공간을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넓혔고, 1일 입원 시술 시스템을 다듬어 빠른 입원과 짧고 편한 대기시간을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전훈재 센터장은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한국 소화기센터의 모델이 될 만큼 선도적인 위치를 지켜왔다”며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또 한번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진단 목적으로 사용되던 내시경을 치료 도구로 발전시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1982년 국내 최초로 치료 내시경을 도입해 병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1984년에는 국내 최초 조기 위, 식도암 내시경 치료법도 도입했다.
특히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위 정맥류 내시경 치료법을 개발하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소화기센터 선도 모델로 자리잡아 왔다.
축적된 내시경 기술로 조기 암 치료법인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1000건을 일찌감치 돌파했고, 전체 성공률이 90% 이상에 이르는 등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국내, 세계 최초의 역사는 모두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의 몫이었다.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캡슐 내시경을 시행했고, 세계 최초로 NOTES를 이용한 위와 대장암 수술에도 성공했다.
이 밖에도 국내 최초 내시경 자동 봉합기 개발, 세계 최초 내시경 위 3D영상 구현, 세계 최초 SICM을 위장관암에 적용한 사례 등 소화기학 역사를 새롭게 썼다.
몇 해 전 유럽소화기학회가 전세계에서 발표된 우수 연구사례 300건을 선정했는데 고대안암 소화기센터는 단일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4개 부문 우수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러한 선도적 발전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의료진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임상 역량은 국내 소화기학의 발전을 주도했다.
"안암 소화기센터만의 독보적인 글로벌 특허 등 보유"
안암병원 소화기센터에는 국내 내시경 분야의 권위자인 전훈재, 김은선, 진윤태, 금보라 교수를 비롯해 간질환 전문가 류호상, 엄순호, 서연석 교수, 담도‧췌장 질환 권위자 김창덕, 이홍식 교수를 비롯해 20명의 소화기질환 전문가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소화기센터의 선전은 고대 안암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선정에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실제 안암병원 중점연구 분야는 소화기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유일의 차세대 다광자 현미경 기술, 내시경 봉합기계 등 수 십개의 독자적인 세계 특허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소화기센터 전임의들 역시 국내외 학술상을 모두 휩쓸며 사실상 연구 성과를 독식하고 있다.
전훈재 센터장은 “우수한 의료진은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성장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이 보다 활발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