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분원 설립 바람…청신호·적신호 '희비' 교차
고대·서울아산 등 대다수 의료기관 '순항'…명지병원, 입지 환경등급 상향돼 '무산'
2022.12.29 18:19 댓글쓰기



지난해 대학병원들 사이에서 ‘분원 설립’ 열풍이 유행처럼 번지며, 대형 의료기관들은 수도권 제2·3병원을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빅5병원을 포함 대학병원 8곳이 ‘본원을 능가하는 분원 설립’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분원들이 모두 설립되면 수도권에 추가되는 병상만 6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새병원 건립은 입지 선정부터 건축, 개원까지 막대한 예산과 인력, 기간 등이 필요한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부 병원은 지자체의 프로젝트 사업 자체가 무산되며 분원 설립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대형병원들의 분원 설립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재 진행 경과를 짚어봤다.


빅5병원·고대의료원·길병원 등 정상 진행


최근 고려대학교의료원은 경기도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오는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안암, 구로, 안산병원을 잇는 4차 병원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대의료원은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세상에 없던 미래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고 지자체와 공동협의체 구성을 통해 도시개발계획 및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효과 등을 논의해갈 예정이다.


두 병원 모두 오는 2028년 개원이 목표이며 각각 500~600병상 규모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남양주시 밑에 위치한 위례신도시에는 가천대길병원이 오는 2024년 착공을 목표로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길병원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명의신탁 관련 사기·배임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병원 측은 “문제없이 분원 설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길병원 관계자는 “길병원이 서울에 거점을 마련한 획기적인 전기로 검진과 치료 부문으로 확대해 예방과 진료 및 치료, 관리가 이뤄지는 의료복합타운으로 조성된다”며 “분원 설립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부 평택에는 아주대병원이 오래 전부터 분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병원은 평택에 2027년 개원을 목표로 500병상 이상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또한 아주대병원은 평택에 이어 파주 메디컬클러스터에도 오는 2027년 착공을 목표로 분원을 설립한다.


파주시 관계자는 “종합병원 유치 계획 발표 후 여러 병원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아주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진행키로 결정했다”며 “2027년쯤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 터줏대감 의료기관 중 하나인 인하대병원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김포시에 700병상 분원을 건립한다. 


김포시 사우동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 대학용지 9만㎡에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를 건립해 의료시설과 보건 계열 대학·대학원 등 교육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4년 착공에 들어간다, 대학병원들 분원 설립 열풍은 빅5병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대병원은 경기도 시흥에 오는 2027년 개원을 목표로 800병상 의료기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착공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시흥배곧 서울대병원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내 6만7000여㎡ 부지에 지하 1층 및 지상 12층 규모로 건립되며, 총사업비 5312억원(국비 지원과 서울대병원 부담)이 투입된다.


이미 분원 건립을 시작한 병원도 있다. 연세의료원은 인천 송도에 800병상 송도세브란스병원 개원을 목표로 지난해 2월 기공식을 개최하고 첫 삽을 떴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약 8만5948㎡(약 2만6000평) 대지면적에 건축 연면적 약 11만1230㎡(약 3만3647평),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경 개원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800병상 규모의 첫 번째 분원 설립을 계획 중이다. 


병원이 들어서는 청라의료복합단지는 청라국제도시 해안가 부지에 조성되며, 사업비만 3조원 가량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을 위해 약 3500억 원대 예산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양질의 의료인력 수급을 위해 ‘본원 의료진 순환근무제’ 도입을 공언했다.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본원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명지병원 분원 설립 고배…하남시 대학병원 유치 ‘무산’


반면, 분원 설립에 빨간불이 켜져 고전을 면치 못한 병원들도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본원을 능가하는 상급종합병원을 세우겠다는 명지의료재단은 최근 하남시 H2 프로젝트 사업이 최종 무산되며 물거품이 됐다.


명지병원은 자생한방병원, 롯데건설 등과 함께 IBK컨소시엄을 이뤄 하남시 H2 프로젝트에 도전해 경희대병원과 차병원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사업부지 가운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던 토지 10만3024㎡가 환경등급평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되며 H2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됐다.


환경등급평가 3등급은 주변 여건에 따라 개발제한 해제가 가능하지만, 2등급은 개발사업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나 관리계획을 통한 도시계획시설 등이 불가능하다.


하남시 관계자는 “H2프로젝트 사업을 통한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도시개발법 개정 및 개발제한구역 내 환경평가 등급 강화 등 제반 여건 변경으로 현재 사업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종합병원 유치 필요성에 공감하며 개발제한구역 규제개선 및 환경평가등급 완화를 위해 관련 기관에 건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한 종합적 발전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추진 과정에서 종합병원에 대한 사항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명지병원은 하남에 앞서 광명과 파주, 위례, 청라 지역에 분원 설립을 도전했지만 전부 고배를 마셨다.


병원은 갑작스런 하남시 발표에 당혹스러움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사업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달 받고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현재로써는 사업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며 “법적대응은 병원이 독단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컨소시엄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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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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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앙 12.30 11:14
    대형 재벌병원 땜에 중소병원들 못살겟다.

    있는 놈들만 잘 사는 더러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