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가치는 환자가 얼마나 좋은 경험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환자 가치를 경영 중심에 두고 사회 모두를 만족시키는 병원으로 가꿔 나가겠습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구상 중인 소신을 전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한국생산성본부가 진행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전체 산업 분야 1위를 기록했다.
NCSI 조사는 기업과 기관 품질 향상과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한국생산성본부가 실시하는 대규모 고객 만족 측정 지표다.
세브란스병원은 전체 335개 평가 대상 중 가장 높은 점수(85점)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병원 처음으로 NCSI 통합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2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종원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항공사, 호텔 등 서비스업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던 것은 긍정적인 환자 경험 제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환자 목소리에서 시작한 가치 기반으로 환자 최우선주의 지향하면서 전국민의 병원 실현"
세브란스병원은 환자 목소리를 '복음(福音)'이라 부른다. 병원 발전에 도움 되는 금쪽같은 의견이라는 의미다.
실제 하종원 병원장은 매주 회의를 열어 환자 불만 개선 사항을 점검한다. 이 자리에서는 환자 불만을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하고 개선 중인 사항을 체크해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그는 "가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는 환자들의 목소리에 놀라기도 한다"며 "이러한 목소리는 병원 발전의 소중한 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종원 병원장이 2020년 8월 취임하며 세운 3가지 경영 목표 중 첫 번째는 다름아닌 '국민의 병원'이었다.
"환자 경험, 정성적 접근 넘어 정량적 측정"
세브란스병원은 환자가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측정한다. 입원환자, 외래환자, 심지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도 대상이다.
치료 후 만족도 조사를 메시지로 발송해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환자 목소리에서 개선점을 찾는 것에서 쉬지 않겠다는 의도다.
데이터 경영은 환자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 병원장은 실무자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의료현장에서 수집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병원지표분석포털'을 완성한 게 대표적이다.
병원지표분석포털에서는 평균 체류시간, 입원대기, 병상 배정 현황, 당일 전원 환자 등 다양한 정보가 나타난다. 응급진료센터는 이러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응급환자 치료에 대응한다.
그는 "병원지표분석포털은 의료진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고 환자 흐름을 관리할 수 있기에 병원 과밀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구성원이 자랑스러워 하는 병원 지향"
지난해 8월 연임에 성공한 하 병원장은 그동안 '클리니션 어워즈(Clinician Awards)'와 '너싱 히어로(Nursing Hero)' 상을 만든 것을 기억남는 업적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상(償)은 병원을 위해 헌신한 의사와 간호사를 기리는 상이다.
구성원이 병원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고, 세브란스 가치관을 실현한 의료진을 치하하기 위해 제정했다.
여기에는 하 병원장이 믿는 '가치 선순환'이라는 철학이 숨어있다.
병원에 대한 의료진 만족은 환자를 향한 친절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구성원을 향한다는 것은 곧 환자를 바라본다는 의미"라면서 "의료진 얼굴이 병원의 인상이다. 환자 가치 기저에는 의료진이 있는 만큼 의료진을 위한 노력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임기 동안 '기본에 충실한 병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으로 세브란스병원을 가꿔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하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자랑 중 하나는 바로 높은 의료 수준"이라면서 "의료 수준 한계로 고통받는 많은 이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