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노인환자 증가로 의사들이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통상 나이 든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진찰 전부터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진료 과정도 지연이 일쑤다. 노인환자 진료에 수가 가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초고령사회 진입···'방문진료' 등 관심 커져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면서 노인질환 관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방문진료(왕진)는 의료인 사이에서 주요 논제 중 하나다 .
방문진료는 꽤 오래 전부터 얘기가 많았지만 국내서는 2019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가 방문진료 가산수가 관련 내용을 일부 개정하면서 상황이 좋아졌다.
문제는 환자들 방문진료 요구가 많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물론 의사들조차 방문진료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방문진료 의료 서비스 제공의 적절한 프로토콜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한노인의학회 이창훈 회장은 “노인은 다양한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어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학술대회, 심포지엄 등 회원들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질환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학술행사에 의사는 물론 환자와 보호자 등의 참여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인과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3번씩 오는 분들도 있다"며 "65세 이상의 노인진료에 대한 섬세한 프로토콜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 산업적 방향은 지양
코로나19가 앤데믹을 향하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되던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 전환을 통해 제도권 진입에 본격 시동을 건다.
이창훈 회장은 “다발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는 내원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조건 등을 타협해 나가야 하겠지만 큰 방향성은 비대면 진료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한해 시행되고 있고, 현장에 있는 의사들 또한 나름대로 많은 경험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창훈 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환자 보다 산업적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비대면 진료를 단순히 쉽게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섬세한 관리가 없으면 많은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프로그램과 환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노인환자의 경우 병원 방문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진 환자에 한해 1차 의료를 중심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진료 수가, 일본 대비 절반 수준…"고령사회 제도적 뒷받침 필요" 촉구
앞서 지난 2019년 노인질환 방문진료 수가는 7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2만원 수준으로 개선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방문진료 시 동반인력 수가를 신설해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이 함께 갈 경우 건당 16만원 정도 수가가 적용된다. 거동 불편 환자들 의료 접근성 확보 차원에서 인상이 이뤄졌다.
다만 일본 등 경쟁 국가에 비하면 여전히 노인환자 방문진료 수가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훈 회장은 "일본은 건 당 수가보다 방문진료를 통한 케어 플랜을 수립할 경우 30만원 이상을 받는다"라며 "우리나라는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방문진료 케어 플랜 외에도 교통비 지급 등 일반적인 수가 외에 다양한 형태의 가산수가가 적용되고 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방문진료와 비대면 진료는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노인환자 질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와 수가가 뒷받침 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