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이 글로벌 의약품 판매 1위 휴미라를 보유한 애브비의 품에 안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앨러간을 630억 달러(한화 약 7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BMS와 세엘진의 740억 달러(한화 84조원) 수준의 M&A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인수로 애브비는 류마티스관절염 휴미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전체에서 휴미라의 매출 비중은 약 61%로 높지만, 오는 2023년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유럽 시장에 출시되면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휴미라 미국 외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8% 감소한 12억 3100만달러(약 1조 4300억원)를 기록했다.
애브비는 앨러간 인수를 통해 80억 달러(약 9조 30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미용 의약품 시장으로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앨러간의 연 매출은 160억(약 18조 5000억원) 달러다.
앨러간은 지난 2015년 말 화이자에 인수될 뻔 했다. 그러나 화이자가 본사를 아일랜드로 이전해 조세회피를 시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합병이 무산됐다.
애브비가 앨러간을 인수하면 브렌트 샌더스 앨러간 최고경영자(CEO)와 앨러간 이사진들은 애브비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두 회사의 M&A는 국내 제약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앨러간과 손을 잡고 있던 메디톡스가 대표적인 수혜업체로 꼽힌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앨러간은 메디톡스 톡신의 글로벌 임상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어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톡신을 출시할 경우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미국 톡신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히 견고한 만큼 올해 5월부터 미국에서 톡신을 출시한 대웅제약 역시 톡신 판매 호조에 따른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브비가 앨러간을 인수하게 되면서 메디톡스 액상형 보톡스 ‘이노톡스’의 파트너사인 애브비의 덩치가 커졌다는 점은 단기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