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 기간 전국 34개 수련병원 응급실 의료진 중 약 70%가 12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속근무에 체력적인 피로감 누적 등 업무 수행능력이 급감하며 환자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지난 9월 13일~20일까지 응급실에 근무한 34개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을 대상으로 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전공의 복귀 무산될 경우 사직 의향 전문의 55명(61.8%)
우선 1주일간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89명 중 28명(31.5%)이 4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이 중 9명(10.1%)은 64시간 이상 근무했으며, 104시간 이상 근무한 응답자도 3명(3.3%) 있었다.
이어 최대 연속근무시간에 대한 질문에 89명 중 62명(69.7%)이 12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5명(16.9%)은 16시간 이상 연속근무했으며, 이 중 3명(3.3%)은 36시간 이상을 응급실을 지킨 것으로 파악됐다.
전의교협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깨어난 후 16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수행능력이 감소하며 20시간이 넘어갈 경우 음주를 한 것과 비슷한 상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도한 노동에 따라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 중 46명(51.7%)이 실제 사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전공의 복귀가 무산될 경우에는 사직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55명(61.8%)으로 늘었다.
전의교협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다시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리고 필수의료 유지와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많은 전문의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런 불안정한 상황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불통과 무능력, 무책임한 정부의 의료정책은 전공의와 학생뿐만 아니라 전문의들마저 병원과 학교를 떠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실체도 불명확한 10년 뒤 허상을 쫓을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그리고 눈앞에 다가와 있는 의료붕괴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