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한해 적잖게 발생하는 갑상선암이지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이비인후과학회 산하 분과학회임에도 불구하고, 한 분과로서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경부외과학회는 갑상선암을 포함한 쇄골 상반의 두경부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과의 경우 단순히 수술을 마친 후 특정과로 환자를 이동시키지만, 이비인후과는 진단부터 치료, 추적관찰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30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간담회’에서 학회는 이 같이 밝혔다.
두경부외과학회는 이비인후과 산하 ‘나군’ 분과 학회다. 대한의학회 산하 학회는 가군, 나군, 다군 등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면 가군인 이비인후과학회 회원들이 참여, 구성된 나군이 두경부외과학회인 셈이다.
이런 두경부외과학회 역사는 길지 않다. 학회에 따르면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두경부외과학회가 태동한 때는 1970년대 후반이다. 국내 역시 1990년도에 첫 출범해서 이제 30년을 넘었다.
이 때문에 일반인에게 두경부외과학회는 여전히 생소하다. 일례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10년 간 소아 및 청소년에서 갑상선암 발생 수가 연간 91명에서 209명으로 2.3배 가량 증가했으나, 많은 수술이 외과에서 이뤄진다.
두경부외과학회는 간이나 폐와 마찬가지로 두경부도 하나의 영역임을 분명히 하면서 쇄골 상반 두경부를 다루는 ‘스페셜리스트’임을 자부했다.
권순영 회장은 “태성적으로 두경부외과학회를 일반인에게 인지시키는데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갑상선암 등 분야는 일반외과와 같이 진료를 보고 있는 분야인데, 두경부외과학회도 정확한 문헌검색 등을 통해 학회 최초로 진료지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진료현장에서 ‘이비인후과에서도 갑상선 수술을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며 “갑상선 주변의 후두, 기도, 식도와 같은 중요 장기로 암이 침범하거나 목의 림프절 전이가 심한 환자 등, 진행된 갑상선암의 치료를 주요 담당하지만 사회적 인식, 의료 수가면에서도 대우가 덜한 것은 두경부외과 의사 숙명”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한수 의무이사의 말은 더 구체적이다.
김 이사는 “갑상선암 수술의 경우 이비인후과나 외과에서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면서도 “외과는 내과에서 환자 진단해서 치료가 끝나면 다시 내과로 돌려보내지만, 이비인후과는 증상으로 환자를 만나고 치료하고, 추적관찰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느 외과와 마찬가지로 전공의 충원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두경부외과 의사는 전국에 약 100명 가량 있으나, 이 숫자마저도 점점 줄고 있다. 두경부외과에서는 ‘흉부외과’ 보다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이사는 “두경부외과 의사가 전국에 100명 좀 넘게 있는데,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이비인후과에 들어온 전공의더라도 두경부외과는 잘 안 온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두경부외과학회는 최근 갑상선암 치료 가이드 최신판을 내놨다. 지난 2014년 초판이 나온데 이어 2017년 미국갑상선학회(ATA) 진료지침과 미국공동암위원회(AJCC) 8판의 변경된 내용을 반영한 데 이어 최신 데이터 업데이트 및 갑상선암 치료 전후 영양식단 관리, 수술 후 음성재활 등까지 폭넓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