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을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필수의료에 두경부외과를 초함하고 수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비인후과 산하 ‘나군’ 분과 학회인 두경부외과학회의 경우 외과와 활동 영역이 겹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하는데, 동일한 수술을 두고도 외과와 수가 간극이 최대 ‘23만원’가지 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대학병원 등에 근무 중인 두경부외과 의사가 154명에 불과해 전공의 충원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22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두경부외과는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 사이를 뜻하는 ‘두경부’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다루는 이비인후과 분야다. 기도 질환, 갑상선·두경부암 등 생명과 직결된 상기도 호흡기 질환 및 응급상황을 해결한다.
특히 다빈도·응급수술 등에서 기관절개술을 통해 시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행위는 연간 ‘1만건’을 상회한다. 지난 2019년 구강암(1745건), 인두암(1610건), 후두암(1222건), 침샘암(614건), 코암(422건) 등 두경부암 사례도 5613건이다.
3년 가까이 지속 중인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기존보다 ‘2배’의 시간, 시야·의사소통 제한, 감염 및 수술 전후 위험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 목과 숨 지키는 의사 154명 불과, 생명 위기상황 초래"
"일부 수가는 외과와 20만원 넘게 차이, 전공의 지원율 하락 등 작용"
지용배 두경부외과학회 홍보이사는 “흔히들 내외산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기관절개술 연간 1만 건 대부분은 두경부외과 의사가 시행한다”며 “두경부외과는 중증응급 상황에서 기관절개술을 통해 숨을 쉴 수 있도록 질환을 해결하는 등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경부외과도 저수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학회 주장이다. 예를 들어 갑상선악성종양근치수술의 경우 두경부외과 건강보험 수가는 88만810원인데, 외과에서 시행할 경우 20% 가산이 붙어 105만6972원이다.
여기에서 상급종합병원 가산까지 더해지면 그 차이는 ‘22만9011원’까지 벌어진다.
이 같은 현실은 지지부진한 전공의 모집으로 이어진다. 준비 시간, 인력, 재료비 등과 별개로 저수가는 물론 삭감도 심심찮게 이뤄지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꺼리게 되는 ‘의료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공의 등 후학들 입장에서는 미래가 어둡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학병원·종병원급에 근무하는 두경부외과 의사는 154명인데 2026년 17명, 2031년 28명 등 약 30% 가량이 정년퇴임한다.
권순영 두경부외과학회 회장은 “수가를 올리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더 멀어진다”며 “두경부외과 의사는 ‘목’과 ‘숨’을 지키는 분야 전문가인데 이비인후과에 가려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