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한명, 한명에게 더욱 최선을 다하고 싶은 욕심에서 개원을 결심했습니다. 향후에는 국민들의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난 4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을 떠나 개원의로 새 삶을 시작한 배종빈 원장이 데일리메디와 만나 이 같은 소망을 전했다.
서울더나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개원한 지 5개월 남짓이지만 환자들의 든든한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본분을 다하고 있다.
2010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배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거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및 교수로 재직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직장에서 진료는 물론 의학 발전을 위한 연구와 교육 업무까지 수행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으로서 치매 환자를 위한 활동에도 매진해 왔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일이 '보통의 수순'이라 생각했다는 배 원장은 금년 2월 돌연 교수직을 내려놓고 개원의사 삶을 택하기로 했다.
환자에 더 집중하고 싶어 서울대병원 교수직 내려 놓고 개원
배 원장은 "처음부터 개원을 목표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시장과 경기침체 속에서 그에게도 개원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컸던 도전이었다.
배 원장이 개원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환자였다. 바쁜 일과로 환자들 '증상'에만 집중하고, 약 처방을 내리던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그는 환자에게 더욱 집중하고 싶은 욕심에 개원을 결행했다.
특히 진료시간을 적절히 배분해서 환자를 효율적으로 진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역할' 집중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는 배종빈 원장 진료 철학이기도 하다.
배 원장은 "대학병원에서는 환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에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면서 "오롯이 환자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개원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찬 포부를 안고 시작한 일이지만 녹록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입지 선정 및 사업자금 확보, 진료실 인테리어, 노무와 세무 관리 등 백지 상태에서 뛰어든 개원은 그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배 원장은 "경영자로서 어떻게 병원을 운영해갈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관리하는 입장이 되니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먼저 다양한 의료기술 접목해 치료 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인공지능(AI), 비강분무치료제 등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배 원장이 공을 들인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전자의무기록(EMR)'이다. 환자 데이터 관리를 중요시하던 그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특화한 EMR를 찾는데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다.
배 원장이 선택한 '트루닥'은 정신건강의학과 특화 서비스로 기존 EMR에서 구현이 어려웠던 각종 척도 검사를 내장했다. 배 원장은 "환자 기억과 정서 경험이 다르기에 각각의 치료법을 제시해야한다"면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병원 안팎을 클라우드로 연동한다는 점에서 혹여나 모를 보안 걱정을 덜었다.
"정신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진실함 및 따뜻함, 그리고 환자에 대한 존중과 공감"
아직까지 서툰 부분도 많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배 원장은 "앞으로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오해와 편견이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부정적인 경험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작은 힘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
배 원장은 "정신과 치료에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심리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진실함 및 따뜻함, 그리고 환자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라며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