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선(善)·재진 악(惡) 프레임, 소모적 논쟁 유발"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2023.07.28 05:03 댓글쓰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개시 2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한 초진환자 허용 관련 논란에 대해 정부 실무책임자가 아쉬움을 피력했다.


초진을 허용하면 선(善), 재진만 가능케 하면 악(惡)으로 규정하거나, 초진은 ‘혁신’, 재진은 ‘반혁신’처럼 프레임이 씌워져 너무 소모적인 논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27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비대면진료는 사실 국민 건강 및 생명이나 관련이 깊다. 하지만 이보다는 초진과 재진만 이슈화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초진, 재진 자체는 다른 나라에선 논란이 되지 않는다”면서 “각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맞춰 환자 안전을 제일 우선해 설계하고, 거기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1일 시작된 비대면진료는 현재 동네 의원에서 재진 환자 위주로 시행 중이다. 다만 섬·벽지 거주자와 거동 불편자 등에 초진과 약 배송이 허용된다. 


휴일·야간 소아 진료는 초진의 경우 상담까지 가능하다. 희귀질환자와 수술·치료 후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급에서도 예외적으로 초진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의료체계 맞춰 환자안전 구축 중요"


의료계는 초진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산업계는 한시 허용될 때 상당수 사례가 초진이었다면서, 재진으로 제한하면 비대면 진료를 사실상 가로막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양측 의견을 받아들인 복지부가 절충안을 마련한 셈인데 불만과 혼란은 진행형이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절충안’으로 표현, 향후 법제화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차 과장은 “법제화를 앞둔 상황에서 시범사업이 큰 영향을 끼치면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면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비대면진료가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 맞게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동시에 편의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논의가 진전됐으면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차 과장은 “현 시점에서 재진-초진은 사실 무의미해졌다. 주치의제가 있는 나라에선 조금 느슨하게 가는 사례가 많고 일본은 단골 의사를 선택토록 한다. 환자 의료기록이 있는 병원을 찾아가거나 화상 진료를 미리 하는 등의 조건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건은 최대한 환자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에서 프레임에 묶여지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한다는 조건하에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차 과장은 “대면진료 이후 보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명시적으로 WHO 가이드라인에 들어 있고 미국의사협회 권고안에도 일반적인 이용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 비대면진료도 이를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범사업도 이를 모두 고려해 설계됐다”면서 초진은 혁신을 위한 방안이고, 재진은 기득권이 보호한다는 프레임은 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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