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케어' 뚝심 전국구 비상(飛上)
이윤환 인덕의료재단 이사장
2024.07.10 05:32 댓글쓰기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자산가치 1000억운대 병원 그룹을 일군 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이 장장 20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의료복지복합체’를 완성했다.


노인의료 신개념 패러다임 '재활의료복지복합체' 완성


노인의료 선진국인 일본은 개호보험(간병보험) 혜택으로 의료복지복합체가 활성화돼 있지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정도였던 국내에서 직접 실행에 옮긴 곳은 인덕의료재단이 최초다.


의료법인 인덕의료재단(이사장 이윤환)은 최근 재활의료기관을 포함 요양병원, 요양원 등을 모두 갖춘 의료복지복합체를 완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은 흔하지만 한 단지 안에 회복기 재활의료기관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3개 기관이 동시에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복기 재활, 만성기 재활, 경증환자 돌봄에 이르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국내 재활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다.


재활병원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3개 의료기관이 한 단지 안에 동시에 운영되는 ‘재활형의료복지복합체’는 노인의료의 궁극적 지향점에 가깝다.


환자를 병상에만 눕혀 놓는 수준이었던 노인의료가 꾸준한 재활과 관리를 통해 집으로 복귀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이 바로 의료복지복합체다.


의료복지복합체는 이윤환 이사장이 지난 2008년 일본 견학에서 감동과 충격을 받은 이후 줄곧 지향해 온 시스템이었다. 경북 예천 소재 경도요양병원을 막 개원했던 시점이었다.


노인의료의 첫발을 내딛는 그 시점에 명확한 지향점이 생긴 그는 2010년 복주병원을 인수하면서 의료복지복합체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간절함 대비 어려움 컸던 ‘존엄케어’

‘감사의 힘’이 이룬 기적…진정한 환자중심 의료 지향


하지만 이상과 현실 괴리는 상당했다. 당시는 이미 요양병원들의 범람으로 자리매김 조차 여의치 않던 상황이었던 만큼 당장 생존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노인의료’에 발을 담근 이상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요양병원들이 ‘고려장’ 취급 받는 현실도 타파하고 싶었다.


어렵사리 찾은 답이 ‘존엄케어’였다. 냄새, 욕창, 와상, 낙상이 없는 ‘4無’, 신체억제와 기저귀를 탈피한 ‘2脫’을 기반으로 하는 ‘존엄케어’야 말로 그가 추구하고픈 경영철학이었다.


꼭 필요하고, 꼭 하고싶은 의료서비스 모델을 찾았지만 조직에 이식하는 작업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준비가 되지 않은 직원들에게 존엄케어는 ‘이상’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절망하고 있던 그에게 우연히 접하게 된 ‘감사나눔운동’은 깜깜한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바로 이거야!”라는 짧고 굵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존엄케어를 실현시켜 줄 필요충분조건이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죠. 진정한 환자중심 의료서비스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조직 내 이식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같은 좌절을 반복할 수는 없었다. 본인 스스로 먼저 변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거수 일투족 의료진의 손길이 필요한 존엄케어는 비의사 출신인 이사장이 솔선할 수 없었지만 감사나눔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먼저 병원 임원 50명에게 1일 5개의 감사 말을 써서 건넸다.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에도 계속해서 5감사를 선물했다. 물론 내용은 매일 달랐다.


“우리 병원 직원이 돼 줘서 감사합니다”부터 “오늘 웃는 얼굴 보여줘서 감사합니다”까지 대소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임원들이 차츰 동화되기 시작했다. ‘감사’를 접하는 직원들의 물음표는 어느새 느낌표로 바뀌어 있었다.


‘감사’의 힘은 대단했다. 직원들의 의식이 바뀌면서 그토록 애절했던 존엄케어가 실현되기 시작했다. ‘제 환자여서 감사하다’라는 의료진에게 어쩌면 존엄케어는 당연한 결과였다.


“감사는 존엄케어의 근간 정신임을 깨달았습니다. 환자와 동료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질 때 진정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것이지요.”


국가 공인 재활의료기관 역할 수행, 내몰리는 다제내성균 환자에 손 내밀어

1일 4시간 전문재활, 입소문 타고 전국에서 환자 쇄도


‘존엄케어’와 ‘감사경영’으로 노인의료의 굵직한 이정표를 세운 그는 이번에 또 한번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고행(苦行)을 자청했다.


국가 공인 ‘재활의료기관’이라는 어려운 문턱을 넘은 직후 내린 결정이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번 고행 역시 오롯이 환자에 초점이 맞춰진 결과물이다.


이윤환 이사장은 지난해 3월 복주회복병원이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후 다시금 파격선언을 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재활의료의 전문성에 더 넓은 환자군, 더 길어진 치료기간을 보장 받았기에 순탄한 길이 예상됐지만 그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재활의료기관 지정 직후 항생제 다제내성균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윤환 이사장은 어렵사리 직원들을 설득한 끝에 다시 한번 고행(苦行)을 감내하기로 했다.


VRE(Vancomycin-Resistance Enterococci),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등으로 대변되는 다제내성균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총들이다.


통상적으로 세균 감염시 항생제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제내성균에 감염될 경우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특히 다제내성균은 통상 입원기간 중 원내 전파를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일선 병원에서는 이들 환자를 꺼리는 게 다반사다.


이윤환 이사장은 바로 그 부분에 주목했다. 다제내성균 환자 중에서도 회복기 재활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적잖음에도 ‘감염병’이라는 이유로 치료기회를 잃게 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 중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환자들을 요양병원 등에서 수용하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재활의료기관이 나선 것은 복주회복병원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들은 1주일 간격으로 3번의 음성이 나올 때까지 격리병실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을 해야 한다.


특히 회복기 재활이 필요한 다제내성균 환자가 어렵사리 격리병실을 갖춘 병원을 찾더라도 대부분이 요양병원인 탓에 하루에 1시간 남짓 치료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복주회복병원은 정부가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인 만큼 격리병동에 재활치료실이 마련돼 있어 격리기간에도 하루에 4시간씩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더욱이 VIP 환자들을 위해 건립했던 초호화 건물을 통째로 다제내성균 감염환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일반환자와의 접촉 없이 완벽한 격리 상태에서 재활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들은 밝은 대리석과 호텔에 와 있는 듯한 구성의 인테리어로 쾌적한 환경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낮과 밤에 따라 달라지는 조명도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다제내성균 환자들은 감염질환으로 격리병실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추가적인 비용은 부담할 필요가 없다.


국내 유일의 다제내성균 환자를 치료하는 재활병원 등장 소식에 전국에서 문의가 이어지면서 대기환자도 생겼다. 복주회복병원 입원환자 중 40%는 다제내성균 환자로 채워졌다.


이윤환 이사장은 “다제내성균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재활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보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제내성균 환자 재활은 누구도 가려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가야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재활의료에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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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원 07.11 12:54
    훌륭하십니다 이사장님의 존엄케어, 다제내성균-재활 그리고 세심한 관심과 열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입원 상담하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대한민국에 이런 요양병원이 있는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정말 근무하고싶은 병원이군요 복주요양병원, 이사장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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