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을 보내던 대한민국이 갑자기 찾아온 2월 한파에 얼어붙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는 상황에서 추위로 인한 질병인 한랭질환의 철저한 대비가 더욱 중요하겠다.
금년 1월말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한랭질환 환자는 약 40%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갑작스런 한파 발생시 한랭질환자가 증가한 것이다. ‘올겨울 동장군 실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년에 비해 덜 추운 겨울을 나고 있으나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에 한랭질환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만큼 한랭질환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남자 69%, 여자 31%로 남자가 여자보다 2.2배 많으며 65세 이상이 48%로 나타났다. 또 저체온증이 89.5%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동상, 기타, 동창 순이었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몸을 떠는 등 체온을 올리기 위한 보상 반응을 하게 되는데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자율신경계 이상 및 혈관 방어 기전이 저하돼 혈관 수축으로 열 손실 감소 및 열 생산 증가 능력이 떨어져 젊고 건강한 사람에 비해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심뇌혈관,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한파에 노출되면 급격한 혈압상승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한파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직접적인 원인이 추위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 한랭질환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으로 저체온증과 동상이 있다.
한랭질환자의 33.5%가 음주상태다.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알코올 분해 과정을 통해 혈관을 확장시켜 일시적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발생하지만 넓어진 혈관을 통해 외부로 열이 배출되면 일시적으로 오른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둔해져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한파 시 가급적 절주를 하는 것이 좋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C 이하일 때로 열을 잃는 속도가 만드는 속도보다 빨라 몸 전체나 팔, 다리가 심하게 떨리며 체온이 34‘C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어눌한 말투와 지속적인 피로감을 느끼며 점점 의식이 흐려지는 등 의식장애가 나타난다.
저체온증이 의심되면 따뜻한 음료를 마셔 체온을 올려야 하며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의식이 없는 경우 119에 신고 후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옷이 젖었다면 탈의시킨 후 이불 등을 이용해 감싸도록 하며 주변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이 있다면 겨드랑이, 배 위에 두도록 하며 없다면 껴안아 체온을 올리도록 한다.
신체 부위가 얼어 발생하는 동상은 주로 귀, 뺨, 코, 손가락, 발가락, 턱 등 외부 노출 부위에 발생하며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가려움, 붉어짐, 부종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피부와 피하조직 괴사, 감각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
동상이 나타나면 따뜻한 곳으로 이동 후 동상 부위를 38∼42’C의 따뜻한 물을 이용해 20∼40분간 담근다. 얼굴 부위일 경우 따뜻한 물수건을 이용해 해당 부위를 대고 자주 갈아주도록 한다.
손가락, 발가락은 습기를 제거 및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소독된 마른 거즈를 끼우도록 하는 등 응급조치 후 병원에 반드시 내원해 진료를 받도록 한다.
겨울철 한랭질환은 건강수칙을 알고 잘 지키면 예방이 가능하다. ▲18∼20’C 실내 적정온도 유지 ▲ 실내 습도 유지 ▲ 겨울철에는 가벼운 실내 운동하기 ▲ 충분한 수분 섭취 ▲ 고른 영양 식단 ▲ 외출 전 체감온도 확인 ▲ 한파 시 야외활동 자제 ▲ 외출 시 장갑, 마스크, 목도리 등 이용해 따뜻하게 입기 ▲ 과음하지 않기 등을 숙지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