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 열풍과 항암치료 기적
양보혜 기자
2019.12.02 05: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수첩] 개나 동물이 섭취하는 구충제로 암(癌)을 극복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센세이션을 일츠키면서 사회적으로 '펜벤다졸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말기 암환자와 가족들이 약국이나 동물병원에서 펜벤다졸 성분이 들어 있는 약품 사재기에 나선 후 국내에서 구충제가 동이 났고, 해외 직구로 주문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최근에는 구충제가 당뇨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부 당뇨환자들도 구충제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펜벤다졸이 함유돼 있는 의약품 복용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아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말기 암환자는 항암치료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복용을 삼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복용을 원한다면 반드시 의사, 약사 등과 상의할 것을 권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유관단체들도 잇따라 "펜벤다졸을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식약처와 의료 전문가 단체들의 이 같은 발표에 말기 암환자들은 항의했다. 의사가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펜벤다졸 제품을 복용하려는데, 왜 이마저도 막느냐는 것이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환자들의 항변은 십분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다.


하지만 말기 암환자들의 이 같은 벼랑 끝 전술의 이유가 '생존'이라면 한번쯤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유튜브발 유사의학으로 생존을 꿈꾸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비슷한 행위다.
 

즉, 죽어도 그만 안 죽어도 그만이라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 게 아니라 "꼭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구충제를 복용한다면, 정부가 환자들의 선택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

삶을 지속하는 게 목적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암환자의 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실제 구충제 복용의 항암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전무하고, 환자 상태가 제각각이라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 사람의 암 극복 경험담을 토대로 말기 암환자들이 구충제를 복용하는 일은 식약처 입장에서 규제할 수 밖에 없다.

말기 암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해줘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무모한 도전을 무조건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정부와 의료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말기 암환자에 대한 보조요법을 어디까지 허용해줘야 할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말기 암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을 무조건적으로 규제할 게 아니라 어떤 기준에 의거해 제재할지 혹은 풀어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말기 암환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카더라~'식 정보를 맹신해 따른다기보다는 한 명이라도 효과를 본 대체요법이라면 자신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 때문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제2, 제3의 구충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위험하다'고 경고할 게 아니라 말기 암환자들이 음지에서 복용하는 약물을 조사 및 검수해 검증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하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댓글 5
답변 글쓰기
0 / 2000
  • ㅇㅇ 12.04 00:33
    이게 기사냐. 적어도 네이처 논문이라도 읽고 와서 비판을 하던가

    이건 뭐 초등학교 감상문 수준인데.
  • 최현정 12.03 00:42
    제발 공부좀하고 기사를 쓰세요 ..지푸라기가아니라 100년전에이미 노벨상까지받은결과인데 구충제가  암을 없애는것  왜모르시나. 유튜브 파리장군.아저씨것 한번 보시구. 다시 기사좀작성해주세요..암환자들 무조건구충제먹는사람.없어요.공부하고먹지.제발 뜬금없는 지푸라기.지푸라기하는데...쓸데없이 그런말하지마시고 생명은 소중한데  한사람이라두 살리고싶으면  .기사쓸때 공부하세요
  • 쏘갈 12.02 17:39
    이나라가 돈없고 빽없는 서민을 위해서 하는것이 무엇일까?

    표심이나 생각하지 돈 않되는거에는 절대 관심도 주지 않고, 기득권에만 붙어 살려는 사회다.

    구충제 효과, 논문, 임상 등등 근거가 무궁무진한데 어째 방송,언론은 하나도 없다고만 할까
  • 너구리 12.02 14:16
    말기암 환자들의 심정은 얼마나 힘이들까요?.그런데 의협이니 약사회니 식약처니 하는 곳은 그들에게 경고장을 날립니다.부작용이니 어쩌니...그러면 너희들은 항암제를 10방씩 맞고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이 어떤지를 경험해 보시오.암치료에 효능이 있는지? 모든 암치료는 자연치료의 효능이었다
  • 박명희 12.02 08:43
    카더라??? 그동안 의료계가 알벤다졸과 메벤다졸을 연구한것도 카더라에 속하나??? 전세계적으로 쥐, 개, 원숭이등에서 임상은하고 왜 사람은 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이해시켜야 하는거 아닐까??? 그냥 카더라가 아니라 논문이 존재하고 미국은 메벤다졸 임상중으로 알고있다. 카더라로 막다가 살릴수 있는 사람들을 못살리는건 아닐까??? 1상, 2상, 3상까지 기간이 많이 걸리는데 지금 암환자분들은 당장 살기위해 스스로 임상을 선택하시는분들이 많다. 그분들을 안전하게 복용하고 복용하는것을 데이터로 잘 정리해도 이번 이슈는 의료계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벤다졸계통 약이 항암효과가 있고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면 기존 항암제 제약회사들이 망할수 있어서 벤다졸이 임상을 안했던거 아닌가 의심을 하게 만든다. 미국은 의료민영화니 우리랑은 상황이 다르니 그런걱정은 덜할수도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