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요양기관 청구정보와 현황이 담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통계지표 발간이 늦어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자료는 이미 3월에 공개됐어야 했는데 3개월이나 미뤄지고 있다.
통상 5월 수가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된 자료였으나 이번에는 유독 공개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진료시점, 심사시점의 지표 해석이 달라 이를 이원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는 최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진료비통계지표 발간 계획의 변화 등에 대한 사항을 공개했다.
이날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사진]은 “진료비 통계지표의 한계점이 존재한다. 실질적인 진료시점 자료가 아니라 심사시점를 기반으로 자료가 나오다 보니 해석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 공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의 진료비통계지표는 분기별로 발행되고 이를 종합한 연간 통합 지표가 나온다. 연 단위 자료가 핵심이 되는 셈인데 이 통계에서의 명확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심사시점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다보니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자료와 시기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통상 진료비 청구와 심사까지 4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만큼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허 소장은 “진료비 통계지표는 경향을 가장 빠른 시점에서 파악할 수 있는 통계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급변하는 제도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진료시점의 자료를 기반으로 통계를 집계해야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심평원이 찾은 해답은 통합적 성격의 진료비 통계지표를 ‘진료비 심사실적’과 ‘건강보험 요양급여 현황’으로 구분해 별도로 발간하는 것이다.
진료비 심사실적은 기존 진료비 통계지표에서처럼 심사시점을 토대로 빠르게 자료를 공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건강보험 요양급여 현황은 진료시점을 기반으로 완성된 수치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이와 관련 허 소장은 “연구소장으로 임명됨과 동시에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영역이었다. 보장성 강화가 빨라질수록 보다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진료시점 자료로 통계를 내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김현표 심평원 빅데이터실장 역시 통계적 오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내부적 논의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7월에는 관련된 통계자료 3항목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 실장은 “하나의 자료에서 두 개의 자료로 이원화하는 과정을 검증하고 마무리짓고 있다. 쟁점이 되는 진료시점 통계자료는 현재 4월분까지 확인됐다. 이를 종합해 7월경에는 자료가 공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7월에는 ▲2018년 진료비 심사실적 ▲2018년 건강보험 요양급여 현황 ▲2019년 1분기 진료비 심사실적이 약 일주일 간격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통계지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심사시점, 진료시점 등이 달라지면 얼마나 수치의 차이가 발생하는지 여부다. 심평원 측이 주장하는 공신력있는 자료는 진료시점을 중심으로 한 ‘2018년 건강보험 요양급여 현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