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의료비 관련 보험상품
(이하 실손보험
)이 활성화되면서 실손보험 가입자 및 실손보험금 지급이 늘어나고 있다
.
그런데 최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에 따라 의료기관 및 의료진이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의 공범으로 수사 받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보험사기의 정범 혹은 공범이라는 혐의로 수사 받은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례는 주로 중장년 여성들인 환자들이 어깨 및 무릎 관절과 관련한 수술을 받기 위하여 의료기관에 입원했고, 수술 및 물리치료 후 퇴원해 실손보험금을 청구·수령했다.
해당 환자들의 입원기간이 일반환자에 비해 장기간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경향이 A정형외과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군에서 두드러지자 보험사는 A병원과 환자들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은 환자들로부터 “실제로는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보험모집인과 A병원의 묵인 아래 퇴원처리는 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해당 A병원 의료진 역시 환자들을 도왔다는 명목으로 사기방조죄 및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죄로 기소했다.
두 번째 사례는 한 성장클리닉에서 각종 검사 후 환자들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을 받고 처방전을 발급받아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투여한 후 이에 관한 실손보험금을 청구·수령했다.
환자들의 거주지가 성장클리닉과 수 십 km 이상 떨어져 있고, 환자들이 학생임에도 평일 일과시간에 진료 및 처방됐음이 확인되자 보험사는 B성장클리닉 및 환자들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은 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거리 관계상 직접 B성장클리닉에 방문하지 않았고 환자의 보호자가 전화로 요청해 처방전을 발급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해당 B성장클리닉의 원장 역시 환자 측을 도왔다는 명목으로 사기방조죄가 적용됐다.
세 번째 사례는 C안과에서 시력교정을 위해 내원한 환자들에게 실손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한 후 백내장이나 녹내장 수술을 한 것으로 진료내역서와 진단서 등을 발급했다.
이에 환자들은 시력교정술을 받았음에도 백내장이나 녹내장 수술에 관한 실손보험금을 청구·수령했다.
그런데 환자와 C안과 사이에 시력교정술 후 의료분쟁이 발생했고, 수사기관의 조사 중 실제로는 시력교정술을 받았지만 보험사에는 백내장 수술을 한 것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해당 C안과 원장은 진료상 과실 여부와는 별개로 보험사기죄 및 허위 진단서 작성죄 등으로 처벌받았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실손보험과 관련해 여러 문제유형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이 보험사기 관련 혐의를 받지 않기 위해서 환자들이 어떠한 요구를 하더라도 오로지 실제 행해진 진료 내용대로만 진료내역서,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발급해야 한다.
또한 어떤 진료를 시행했지 사실대로 진료기록에 상세히 남겨 둘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환자들에게 먼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후에 진료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환자들이 먼저 실손보험 적용 여부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는 안내가 가능하겠지만 의료기관이 선제적으로 보험 가입 여부를 알려달라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 분야 수사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에서 구체적 내용을 다루지 않고 관련자 진술 또는 자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고, 고발 또는 수사를 의뢰한 측에서 제출한 자료에 근거해 판단한다.
특히 의료인의 경우 보험사기 및 그와 부수되는 진단서 허위 작성과 같은 행위와 관련해 형을 선고받게 되면 의료인 면허자격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모든 의료인들은 실손보험 등 보험과 관련해 위와 같은 내용들을 충분히 숙지해 자칫 보험사기행위로 오인 받아 수사 또는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위험을 사전에 회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