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은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끊을 수 없는 만큼 먹어선 안 된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고혈압을 유발한다?”
이는 건강검진 상담이나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황당한 이야기 중 하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이런 유언비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배후세력이 누구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고혈압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정상혈압에서 수축기 혈압 20mmHg, 이완기 혈압 10mmHg 상승할 때마다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2, 4, 8배 상승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55%의 환자가 140/90mmHg 이상으로 부적절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가짜뉴스가 조장한 불안감 탓에 혈압약 증량 또는 추가에 대한 환자들의 저항감이 크고 이로 인한 의사들 부담감도 심해 목표혈압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지혈증의 최우선 치료목표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다. 흡연, 가족력 등 위험요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선 고용량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고용량 스타틴 약물을 지속 복용할 경우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저용량 스타틴과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억제하는 에제미티브를 결합한 제제들로 LDL 콜레스테롤을 목표치로 관리할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모두 높은 환자들을 위해선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 복합제나 오메가-3가 결합된 복합제를 처방하면 된다.
또한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 스타틴과 혈압약이 섞인 복합경구제를 먹음으로써 고혈압과 고지혈증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 알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2~3알의 약을 먹을 때보다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월등히 향상된다. 이미 관련 약들이 많이 출시돼 있다.
2006년 칼슘통로차단제인 암로디핀과 스타틴 중 가장 오랫동안 처방됐던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인 화이자의 '카듀엣'이 출시 후 10년 가까이 독주하다가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들이 출시되면서 환자 상태에 맞춘 처방이 가능해졌다.
특히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기반으로 하는 복합제들이 많이 개발됐는데, 이는 여러 계열의 혈압약 가운데서 가장 부작용 발현이 적고 순응도가 높기 때문이다.
스타틴 중에선 로수바스타틴이 가장 효과가 강력하고 임상결과가 좋아 복합제 성분으로 채택되고 있지만, 당뇨 발생 가능성이 높다면 피바스타틴이 선호된다.
최근에는 고혈압약 2종과 스타틴 계열 약물 1종을 합친 3제 복합제까지 출시돼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이제 한국인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이 됐다.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는게 최상책이나 복약순응도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턴 잘못된 정보로 야기된 막연한 약물 공포증에서 벗어날 때다.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개선한 약들은 몰론 복약 순응도를 높여주는 복합제까지 등장하면서 보다 안전하게 환자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