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김모씨(38)는 오래 전부터 뒷목이 당기고 왼쪽 어깨에 통증이 심했다. 동네 병원에서는 근막통증증후군 또는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했다.
더 큰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4번 및 5번 사이 경추 추간판(디스크)과 5번 및 6번 사이 경추 추간판이 돌출돼 있는 목디스크로 진단됐다.
지인 추천으로 병원에서 '수핵성형술'을 받은 결과 VAS(visual analogue scale:통증 강도를 가시화한 점수로 10점이 최고 통증)가 6개월 만에 9점에서 0점으로 낮아져 지금은 별 지장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85%가 일생에 한번 심한 경추통을 앓고 22%는 현재 또는 최근 1주 이내에 목이 아팠다는 통계가 있다.
경추통은 40~50대 많이 나타나는데 좋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나 TV를 보거나 운전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전체 성인의 8% 남짓이 일상적인 목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추통의 약 70%는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기능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례다. 충분한 휴식과 약물․물리·운동치료,보조기(목 칼라) 착용으로 쉽게 호전된다.
그러나 약 30%는 해부조직학적 문제가 있는 경우로 이런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핵성형술은 문제가 생긴 경추 디스크 부위를 국소 마취한 후 목과 기도 사이 공간을 통해 지름 0.8㎜의 미세침을 해당 디스크에 꽂는다. 이를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가하면 문제의 디스크에 40~70도의 열이 미치면서 디스크 전체 부피가 감소하고 돌출한 디스크가 누르고 있던 신경의 압박이 풀리면서 통증이 가시게 된다.
수핵성형술에 쓰이는 고주파는 일종의 플라즈마(이온화된 기체)로 열에 의해 척추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거의 없다. 특히 플라즈마형 고주파는 디스크 내 물질(콜라겐프로테오글리칸 등)을 화학적으로 분해, 이 때 나온 가스를 유도 바늘을 통해 밖으로 빼낼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의사가 사전에 찍은 MRI를 바탕으로 수술할 부위를 파악한 다음 활모양으로 휜 방사선 진단기(C-ARM) 속에 들어간 환자의 척추 상태를 관찰하면서 고주파 발사 지점을 선정하므로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디스크 한 곳 시술에 15~30분이 소요된다.
수핵성형술은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2000년 7월 요추부(허리)에서 처음 시행됐다. 국내에선 2년 전 도입돼 50여 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최근 경추 수핵성형술을 시행한 7명의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6명에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 없을 만큼 좋은 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절개가 필요 없고 시술시간도 짧지만, 시술 시 사용되는 바늘이 가늘어 반드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시술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