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차원에서 톰슨로이터스사 인용지수(impact factor, IF)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다시 제기됐다. 수많은 학술지 중 우열을 가리기에는 좋지만 연구자(교수) 평가 기준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5점대 IF에 해당 분야 상위 20% 이내로 진입한 회원 학술지가 나오고, 4점대에도 2개 학술지가 이름을 올린 사실에는 큰 의미가 부여됐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홍성태 대한의학회 간행이사(서울의대)[사진]는 "현재 의편협 회원 학술지 254종 중 톰슨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34종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크게 약진했다"고 밝혔다.
실제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발행하는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EMM)의 IF는 5.164로 해당 분야 289종 등재지 중에서 39위에 올랐다.
또 인용지수가 처음 산정되는 Journal of Stroke(대한뇌졸중학회 발행)는 4.795로 관련 분야 192종 중 22위, Cancer Research & Treatment(대한암학회 발행)는 작년 지수에 비해 1 가까이 오른 4.245를 기록해 해당 분야 213종 중 5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성태 이사는 “비약적 발전으로 우리 학술지의 학술 역량을 전세계에 과시했다”면서 “내용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국내 출판사의 출판력도 국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보면 2015년 SCI(E) 등재 학술지는 총 8778종이며, 우리나라는 모두 105종이 올라와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미국 2927종, 영국 1815종, 네덜란드 692종, 독일 591종, 일본 234종, 중국 185종, 프랑스 172종, 러시아 146종, 이탈리아 120종 등으로 전체 81개국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의학 학술지 중에서 가장 높은 IF를 기록한 것은 131.723의 CA_A Cancer J Clinicians다. 종합의학 분야는 N Engl J Med 59.558, Lancet 44.002, JAMA 38.684, BMJ 19.697 순이다. 과학계 학술지의 대명사 격인 Nature는 38.138, Science 34.661, Cell 28.710을 기록했다.
이 같은 톰슨사 인용지수에 대해 홍성태 이사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톰슨사와 IF 상위권 학술지들이 이 지수를 이용, 막대한 이윤을 독점적으로 취하면서 수많은 학술지들의 눈물과 시름을 자아내게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과, 학술지 평가가 아니라 연구자 평가에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세계의 무수한 학술지 중에서 그 우열을 가리는 데 이만큼 좋은 지수가 없지만, 연구자 개인의 연구력 평가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논문이 출판된 학술지의 IF는 참고 자료로만 사용하고 연구자 평가는 평가 목적에 맞는 자료를 활용하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김현창 연세의대 연구부학장도 대한의학회 소식지 기고를 통해 국내 의과대학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재임용, 승진, 포상 등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거나 대학, 학과, 연구소 인력 및 예산 배정에 반영하는 교수 평가에 IF 의존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태 이사는 “여러 지적에도 불구하고 학술지 평가에서는 톰슨사 IF를 능가하는 지수가 없다”면서 “올해 의편협 창립 20주년을 맞아 상위 20% 이내로 진입한 회원 학술지가 나온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 많은 우수한 학술지를 등재하고 등재된 학술지는 인용지수를 더 높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국내에서 출판하는 학술지가 우리 의학연구 실력에 걸맞는 국제적인 위상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