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은 개인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맞춤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를 지향하고 있다.
정밀의료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 활동을 포함한 모든 의료 과정에서 개개인의 고유한 유전 정보, 환경 요인, 생활 습관(life style)에 입각한 맞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1990~2003)로 사람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약 30억 쌍의 염기서열정보가 밝혀졌다.
그 후, 전 세계의 다양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정보가 누적되고 있다. 현재 약 12만 명 이상의 인종 별 유전체 정보가 공개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의 주관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722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전장 유전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최초로 사람의 전장 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분석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에는 약 13년이 소요되었다.
그런데, 2005년부터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이 유전체 분석에 도입되면서 현재는 단 하루 만에도 한 사람의 전장 유전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1977년 영국의 생화학자 생어(Frederick Sanger, 1918-2013)가 개발한 종래의 염기서열분석법은 현재에도 염기서열분석법의 표준방법으로 이용되지만,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의 길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검사과정에 많은 시간과 인력 및 비용이 소요된다.
NGS에서는 생어 염기서열분석법과 달리 여러 유전자 부위를 동시에 분석하여 수 많은 유전자 변이를 빠르고, 정확하고, 비용-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의 범위가 넓고, 대량의 유전정보를 동시에 분석하게 되므로 NGS를 대용량 염기서열분석법(massively parallel sequenc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NGS 장비에서 생성된 대량의 데이터는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을 이용해 분석된다.
분석 결과 발견된 유전자 변이들은 최신 연구자료와 변이 예측 프로그램 등을 토대로 질병과 연관된 병적 변이와 정상(양성) 변이로 구분된다.
NGS를 이용하면 한 번의 검사로 사람의 유전체 전장을 분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수많은 양성 변이가 발견돼 변이 해석이 복잡해지고 대량의 유전자 부위를 분석함으로 인해 검사의 민감도가 낮아질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검사실에서는 특정 질환과 연관된 일부 유전자들로 패널을 구성해 분석하는 ‘유전자 패널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 패널 검사를 시행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유전자에 대한 변이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NGS 기반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의 수많은 유전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토대로 질병의 진단, 치료 약제의 선택, 질병의 예후 추정이 가능해졌고, 개인별 질병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게 돼 맞춤형 질병 예방이 가능하게 됐다.
개인이 지닌 유전 정보는 변하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NGS 기반 유전자검사는 일생 동안 한 번만 검사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의 편의성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본인 부담률 50%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NGS 검사 급여적용 대상은 암 환자와 유전성 질환자·의심환자다. 고형암은 위암·폐암·대장암·유방암·난소암·악성뇌종양 등 10종, 혈액암은 급성 골수성·림프구성 백혈병 등 6종(5개군)에 적용되며, 유전성 질환(유전성 난청·망막색소변성 등)은 모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