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가 정부‧의학단체‧관계기관의 소통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학술대회 개념을 탈피해 더욱 큰 틀의 중개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다.현재 의학회는 학회를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임에도 자체 브랜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 같은 평판을 뒤집을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1일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은 오는 6월 15일 개최되는 의학회 학술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회 학술대회 운영 방향과 의학회 미래에 대해 밝혔다.
정지태 회장은 “의학회는 이익단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간적 입장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 연구단체 등 다양한 기관의 연계 플랫폼 역할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의학회가 특화된 진료영역을 보유하지 않은 탓에 부스 홍보나 재정 지원이 다소 아쉬운 상태임에 따라 이를 타개할 장기적인 대책도 적극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정지태 의학회 회장은 그간 진행한 학술대회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정 회장은 “그동안 의학회 학술대회 참여 기관의 다양성이 부족했던 부분이 떠오른다. 의학회 장점인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할 예정”이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관계기관 학술대회, 전공의협의회 참여 등으로 볼 수 있다”고 꼽았다.
이어 “의학회는 의협이나 기타 직역들에 비해 조금 더 중립적인 입장이나 현실적인 면을 부각할 수 있다”며 “의학회만의 컨셉 확립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학술대회라는 타이틀의 집착하지 않고 정부와 다양한 의료 관계기관이나 단체들 의견 공론화 및 학술 교류 장(場)을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정지태 회장은 비대해진 학회에 대해 "학회도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관계기관‧의학‧연구단체 등 연계 플랫폼 역할 지향"
"학회 회장 및 이사장, 일반적인 2년 임기 고민이 필요"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8월 정년퇴임 전까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의과대학장을 두루 역임했다.
또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이사장, 소아과학회 교육이사, 한국의료법학회장, 환경보건센터협의회장은 물론 의협에서도 법제이사, 중앙윤리위원, 대의원회 부의장을 거쳤다. 임상현장부터 학회, 직역단체까지 두루 거친 만능형 의사다. 그런 그가 내뱉은 말은 느슨해진 학회들에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 회장은 “학회가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학회 연구 부족 등 다양한 문제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학회별 이사장과 회장 제도에 대한 화두도 던졌다. 일반적인 2년 임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실제 2년 임기가 종료 후 학회의 관심을 끊거나 임원진이 모두 변경되는 탓에 학회 연구 방향이나 일관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의견이다. 반면 의학회는 10년 이상 여러 직제의 임원을 수행해 다양한 고민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정 회장은 “거대한 학회 이사장이나 회장이 의료계에서 어떤 의미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사장 수행 후 학회를 떠나는 게 아니라 장기간의 발전적인 방향성의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학회는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한 걸음 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오는 6월 15일부터 16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2023년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