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이 제약사 영업사원 방문을 전격 금지했다. 제약사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병원장 박승일)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 자제 안내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발송일자는 3월 13일이다. 

이 공문은 제약사 영업사원의 ‘영업 제한’을 골자로 한 통보로, 최근 전공의 사직 등으로 외래·수술·입원 등 진료를 교수가 모두 맡게 되면서 교수들 대면을 전격 금지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외래 및 수술, 입원 등 모든 진료를 교수가 직접 수행하고 있다. 진료업무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사전 예약없이 의국 방문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외래 진료 전·후 사전 약속되지 않은 의료진의 진료과 앞 대기 및 식음료 전달 행위 등의 금지 를 명확히 했다. 방문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의료진과 사전약속이 있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해당 메일을 GC녹십자, 한국MSD, 한국얀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SK플라즈마, JW중외제약, 이수앱지스, 보령(舊 보령제약), 유한양행, HK이노엔, 종근당, 한국화이자제약 등에 보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제약, LG(엘지)화학, 한국팜비오, 한독, 대웅제약, 삼양홀딩스, 동아에스티, 동국제약, 한미약품, 제일약품, 하나제약, SK케미칼, 일동제약, 다림바이오텍, 현대약품, 한국호넥스, 한림제약, 부광약품 등이 방문금지 메일을 수신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외에 주요 대학병원에서 방문금지 메일은 보낸 곳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대학 교수들도 업무 가중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확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영업 차질에 임상 지연까지···실적 감소 및 산업 전 영역 피해 예고

이미 제약사들은 최근 의대 증원 집회와 관련해 ‘영업맨 강제 동원 의혹’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논란으로 의사들이 제약 영업사원과 약속을 잡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료에 차질이 생기면서 심포지엄, 세미나 등 개최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빗발치고 lT고, 수액 마취제 등 수술 관련 의약품 제조사 실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제약사들 영업맨들이 지금 갈 곳이 없어서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라며 “대형사에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서울아산병원의 영업사원 방문금지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매출 피해는 물론 임상연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파트너인 교수들과 업체가 소통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밀접하게 소통해야 할 의료 현장과 단절은 임상연구 지연 또는 방향성 이탈로 이어지고, 이는 연단위의 상업화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호 기자 (jinho6346@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