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바라크루드에 창끝 겨누는 비리어드
간학회, 비리어드 단독 급여 추진…한국BMS, 고심 깊어져
2014.10.28 20:00 댓글쓰기

B형간염약 시장 2인자인 비리어드가 1위 바라크루드를 향해 들이미는 칼날이 매섭다. 경쟁약제와 월등한 처방 격차를 벌리며 강철 성벽을 쌓은 바라크루드 아성에 도전해 온 비리어드의 노력이 차츰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처방 가이드라인에서도 바라크루드를 맹추격 중인 비리어드는 최근 간학회의 단독 투여 권고안 마저 획득, 내성 0%라는 예리한 발톱에다 단독 권장·급여 가능성 향상이라는 날개마저 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리어드가 만성질환인 B형간염 치료제 최대 문제점인 '내성 발현율 제로'를 내세워 바라크루드의 간담을 선득하게 만든데 이어 실제 처방권한을 쥔 의사들 마저 비리어드의 손을 들어주며 이미 달아오른 두 약제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길리어드(테노포비르)를 보유한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완성도 높은 약제로 BMS가 굳혀 놓은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독주 체제를 깨부순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지 압도적인 처방액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을 고공비행 중인 바라크루드 보유사 한국BMS는 간학회의 '세계최초 단독요법 권장'이라는 메리트를 획득한 비리어드가 신청한 타이틀 방어전에 혼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처방 성장률, 바라크루드 -7.5% vs 비리어드 +82.9%

 

이미 바라크루드의 처방액 감소는 가시화된 상황이다.

 

실제 바라크루드의 2014년 3분기 누적 처방액은 약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1207억 대비 7.5%가 감소했다.

 

반면 비리어드는 올해 3분기 약 536억원 처방액을 기록, 전년 동기(약 293억원) 대비 82.9%라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 간 처방액 격차가 여전히 500억원을 초과하고 있음데도, BMS가 긴장을 놓지 못하는 이유 역시 비리어드가 수직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테카비르 물질 특허 만료가 내년 10월로 다가오면서 30% 약가인하를 앞두고 있다. 또 바라크루드는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에 따라 내 후년에는 현재 약가 대비 53.55%까지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특허 만료 후 쏟아지게 될 제네릭과의 시장 점유 경쟁 역시 악재로 작용케 된다.

 

간학회, 사상 초유 비리어드 단독 권장 '치명타'

 

이런 상황에서 지난 27일 대한간학회가 전격 공개한 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BMS에게는 극약으로 작용하게 됐다.
 
간학회는 세계 최초로 바라크루드 포함 모든 B형간염 약제 내성에 비리어드 단독처방을 권고했다.

 

기존 내성환자 치료법 대로라면 뉴클레오시드 약제(제픽스, 바라크루드 등) 1개와 뉴클레오타이드(비리어드 등) 1개를 병용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간학회가 다약제 내성 및 개별 약제 내성에 비리어드 단독요법을 추천해 일선 의료계 처방 판도를 크게 뒤집은 셈이다.

 

자세하게는 제픽스(라미부딘) 내성 발생 시 비리어드 단독 또는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제픽스, 세비보, 레보비르)와의 병용이 권고됐다.

 

특히 초치료로 바라크루드(아데포비르)를 사용했던 경우를 포함해 제픽스(라미부딘) 내성 환자에게도 비리어드 단독 및 병용치료가 추천된 것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처방 판도 급변은 지금까지 국내 의약품 총매출 1위 자리에 군림했던 한국BMS에 적잖은 출혈을 유발할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연간 약값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데다 평생 복용해야하는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비리어드에게 선두를 내 주게 되면 직접적인 매출액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간학회 교수들이 임상 경험을 근거로 개정한 가이드라인 공개를 통해 "내성 발현 후 2차 치료 시 비리어드 단독요법의 급여 인정"을 적극 주장하고 있는 것 역시 향후 바라크루드의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간학회 한광협 이사장은 "비리어드 단독 처방으로 약효가 있음이 임상에서 확인됐는데도 삭감당하는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을 바꾸기 전에 심평원과 대화로 해결하려 했지만, 쉽지 않아 시급히 개정에 나섰다"고 피력했다.

 

현재 제픽스(라미부딘)-햅세라(아데포비르) 병용처방 시 내성을 걱정한 의사들이 환자를 위해 비리어드 단독요법을 시행했음에도 심평원의 무차별 삭감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간학회 안상훈 홍보이사는 "심평원이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얼마나 수용할지는 모르나, 비리어드 단독과 병용을 모두 허용해 의사의 진료 경험에 따라 처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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