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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인력은 지적 호기심과 자기 성장을 원동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근무 시간을 획일적으로 제한해 버리면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국내 의료용 엑스레이(X-ray) 전문기업 디알젬 박정병 대표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 특히 연구개발(R&D) 중심 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R&D 현장과 괴리감 커, 의료기기 글로벌 경쟁력 저하"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근무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장시간 노동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다만 연구개발 중심 산업에서는 제도의 일률적 적용이 혁신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의료기기, 반도체, 바이오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는 제품 개발 주기와 규제 대응 속도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이유에서 논쟁이 이어졌다.
박 대표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평균 3년을 들여 신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1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는다”며 “속도와 인력, 자본에서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R&D까지 동일한 잣대로 묶어버리면 경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젠슨 황이 주 52시간만 일해서 지금의 기술 경쟁력을 만들었겠느냐”며 “연구개발의 특성과 몰입 구조를 고려한 보다 유연한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엑스레이 한 우물, 내재화로 쌓은 글로벌 경쟁력"
디알젬은 엑스레이 한 분야에만 집중해 성장해 온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박 대표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원에서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연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2003년 회사를 설립했다. 필름 기반 아날로그 촬영이 주류였던 시절부터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 온 셈이다.
현재 디알젬은 일반 촬영용 엑스레이 분야에서 연간 4000대 이상을 생산하며 글로벌 상위권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 13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는 약 300곳에 달한다. 누적 설치 대수도 5만 대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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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가 꼽는 핵심 경쟁력은 ‘내재화’ 전략이다.
그는 “제너레이터, 튜브, 테이블, 소프트웨어 등 엑스레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90% 이상을 자체 기술로 설계·제조하고 있다”며 “품질 관리와 A/S 대응 속도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영상 품질 개선 영역은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에서 즉각 대응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장 요구나 문제 발생 시 빠르게 수정·보완할 수 있는 체계가 글로벌 신뢰의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디알젬의 또 다른 축은 고객 서비스다.
박 대표는 “고객 만족 없이 돈을 버는 것은 사기”라고 표현할 만큼 서비스 철학을 강조했다. 의료기기 특성상 고장이 불가피한 만큼 장비가 멈춰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제조사 책임이라는 인식이다.
회사는 전 세계에 설치된 5만 대 가까운 장비를 CRM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루 수백 건에서 많게는 천 건에 이르는 촬영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데이터로 수집해 매주 품질 회의를 통해 점검한다. 이 과정은 유럽 MDR, 국내 시판 후 관리(PMS) 등 글로벌 규제 대응에도 활용된다.
박 대표는 “장비 한 대를 팔아 남는 이익보다 해외 출장 한 번에 더 많은 비용이 들 때도 있다”며 “그럼에도 고객이 부르면 지구 끝까지라도 엔지니어를 보내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주춤…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제2 도약"
디알젬은 최근 2년간 글로벌 엑스레이 수요 둔화로 실적 정체를 겪었지만 이를 다음 도약을 위한 조정기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중저가 시장을 넘어 영업이익률이 높은 고가·프리미엄 시장으로 본격 진입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고사양 엑스레이 장비 분야 진출과 함께 인공지능(AI)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진단 영역에서는 외부 전문기업과 협력하고 자체적으로는 영상 화질 개선과 노이즈 저감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이스트에 3억원을 기부하며 AI 인재 육성과 연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엑스레이로 쌓아온 품질과 서비스 신뢰를 기반으로 종합 영상 진단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신제품 출시와 라인업 확장을 통해 내년에는 매출 1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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