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한 명도 없어 명맥 끊기는 흉부외과
학회 '전국 의료기관 중 50% 수준-충원 부족에 중도하차 등 설상가상'
2013.04.08 20:00 댓글쓰기

[분석 上]'아시아 최고가 되자'는 야무진 꿈을 꾸던 대한민국 흉부외과의 운명이 불과 30여 년만에 급변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나 같아도 흉부외과는…" 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히 힘들다, 위기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흉부외과가 상태로 이대로 간다면 중증 심장 환자는 국내 의사의 손에 수술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르는 데도 속수무책이다. '위기론'을 외치는 목청만 높아질 뿐, 누구하나 똑부러지게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흉부외과의 현재는 피폐 상태에 처했고 미래는 정말로 암담한 저주의 칼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어진다.[편집자주]

 

붕괴 시작돼 뿌리채 흔들

 

지난 2010년부터 4년간 레지던트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흉부외과 전공의 자체의 대가 끊긴 병원이 전국에서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흉부외과학회(이사장 정경영) 흉부외과 레지던트 정원 및 레지던트 정원 확보(1993~2013년)현황'을 데일리메디가 분석한 결과, 총 65개 수련병원 중 30곳에는 1년차부터 4년차까지 흉부외과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2013년 3월 현재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성바오로병원, 경상대병원,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국군수도병원, 국립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에는 레지던트가 전무한 상태다.

 

원광대병원, 원자력병원, 을지대병원, 을지병원, 이대목동병원, 인제대상계백병원, 인제대서울백병원, 인하대병원, 제주대병원, 중앙대병원, 포천중문의대분당차병원, 한라병원, 한림대강동성심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등에서도 레지던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흉부외과를 선택했다가도 업무 부담으로 중도에 그만두는 사례 역시 전국적으로 비일비재하다.

 

"10년간 레지던트 전무한 곳 외에 포기자까지 매년 쏟아져"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아예 명맥이 끊긴 곳도 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성바오로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국군수도병원, 원자력병원, 을지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및 서울백병원, 제주대병원, 한라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등이다.

 

매년 중도하차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학회에 따르면 1993년 당시만 해도 71명 정원 중 65명을 확보하면서 전국적으로 수급 차질을 빚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996년부터 87명 정원 중 겨우 32명을 확보하는데 그치면서 충원율은 40%대로 주저앉았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정경영 이사장은 "전공의 확보율이 십수년째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중도하차 사례가 매년 발생, 수술 현장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04년에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1명, 2005년 분당서울대병원 1명, 2006년 고려대안암병원, 원광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3명이 사표를 냈다.

 

2007년에는 건양대병원, 국립의료원, 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원광대병원, 을지대병원, 충남대병원에서 1명씩 9명이 퇴사했다.

 

2008년에도 서울성모병원, 성모병원, 경상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충북대병원에서 1명씩, 전남대병원에서 2명이 흉부외과를 떠났다.

 

2009년에도 2명, 2010년에도 6명이, 2012년에도 2명이 중도하차해 전국적인 흉부외과 전공의 기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전공의들의 질적 문제도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과도한 업무량과 함께 높은 위험도, 낮은 수가는 물론 대형병원 취직 자리가 줄어들고 개업까지 어려워져 설상가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배출될 흉부외과 전문의, 전국적으로 20명도 안돼"

 

 

여기에 올해 흉부외과 수련을 마친 전공의가 전국을 통틀어 18명에 그치고 있어 더욱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93년 65명의 전문의가 배출된 데 비하면 20년 만에 1/3 이상 감소했다.

 

이렇게 되면 일선 현장에서 '젊은' 흉부외과 의사를 만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흉부외과학회 문동석 총무이사는 "올해 18명이 전공의 과정을 수료하고 전문의시험에 합격했는데 이는 예년에 비하면 가장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흉부외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의료 행위 중 누락된 수기와 신기술에 대한 단시일 내 보험 적용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인력 수요와 공급을 전망,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원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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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 Staff 04.15 22:31
    20명 미만이 딱 좋구만.. 그래야 선배도 살고 후배도 먹고 살지.. <br />

    많아도 너무 않좋아..
  • 뭐야이건 04.15 21:17
    국군수도병원은 왜 들어가냐? 쓰레기들.<br />

    저기에 레지던트가 왜 필요해? 웃기지도 않네 참.
  • 국민 04.15 19:01
    당연한 결과다. 이제 외과 산부인과 등 수가가 맞지 않아 구인을 꺼리는 과들은 다 없어질 것이다.  복지부는 아직 심각하게 보지 않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핵 폭탄을 맞을 날이....
  • 네이버 의대생전공의가족협의회 04.15 13:27
    전공의들 무서워서 기피과못감 잠안재우는거 세상이 다아는사실<br />

    24시간 연속근무하는 미개한나라
  • 네이버 카페 의대생전공의가족협의회 04.15 13:20
    전공의들 잠좀 재웁시다 전공의들 잠잘수있는과로 갑니다
  • 이것이 진실이다 04.15 12:44
    스텦은 과에 사람없다고 더 충원해주는줄 아나? 의료수가가 워낙 낮다보니, 종합병원도 돈 안되는 과에는 스텦 충원도 안해주는 실정이다. 흉부외과 전공의 거의 없으니, 나오면 스텦될 수 있다? 어불성설이다. 그러니 전공의 타령이나 하지. 한심하다. 대한민국
  • CS3 04.15 12:35
    전공의 마쳐도 스텝되면 다행이게? 전공의 마쳐도 취직걱정을 해야 하는 이 개백성들의 나라에서 흉부외과 의사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단 흉부외과 만일까? 향후 10년지나면, 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도 이런 바람 불것이다. 결국 돈문제인 것이다. 어떠한 투자도 없이 싸구려 진료만 원하면서 흉부외과 support되기를 바라는 태도 자체가 도둑놈 심보이다.
  • 불안한 시민 04.15 10:33
    보건복지부의 탁상행정이 결국 국민 건강을 사지로 몰아 넣고 있구나. 공무원들중 수입 합시다!
  • GCS 04.15 09:46
    큰일이네. 소아선천심장질환 있으면 수술날짜 기다리다 다 죽겠네. 조만간.
  • CS 04.15 09:44
    전공의를 싼인력으로 생각한다는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음<br />

    전공의 => 피교육자 + 임상경험을 위한 진료 : 이라는 개념을<br />

    생각하면 18명은 향후 전국의 흉부외과 스태프로 뿌려질 인원으로<br />

    적당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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