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심리 치료 뿐 아니라 진단에도 게임 활용”
중앙대병원 한덕현 교수, '전산화 신경인지기능검사(CNT)' 공개
2017.05.23 05:35 댓글쓰기
 


게임중독 치료 전문가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가 이번에는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전산화 신경인지기능검사(CNT, Computerized NeuroCognitive Function test)'를 제시했다.
 
한덕현 교수는 지난 22일 중앙대병원 4층 송봉홀에서 개최된 ‘중앙대병원-미국 유타대학교 헬스케어시스템 공동 심포지엄’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게임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진단·치료법의 임상효과를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덕현 교수팀이 3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한 온라인 CNT는 인터넷 상에서 게임과 비슷한 형식의 심리검사를 통해 양극성장애 등의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방식이다.
 
감정인식 테스트를 통해 우울증을 판단하는 검사가 대표적이다. 피검사자는 화면에 제시된 인물 사진을 보고 그들이 어떤 감정을 보이는지 맞추는 게임을 하게 된다.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피검사자의 경우 부정적인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결과에 착안한 검사다.
 
본래 지능지수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런던탑 검사(Tower of London test)도 포함됐다. 런던탑 검사란 색과 크기가 다른 블록을 최소한으로 이동해 탑처럼 배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횟수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심리적 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느린 반응 속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피검사자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한 교수팀의 CNT 검사에는 런던탑 검사와 같이 기존에 있던 측정 방식도 포함돼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온라인을 통해 수행되기 때문에 검사 정보가 디지털화된다는 것이다. 피검사자의 집중력, 반응속도, 감정변화, 운동능력 등 다양한 측면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 교수는 “과거와 달리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검사는 피검사자의 직관력, 반응속도 등 다양한 신호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체계적인 분석틀을 바탕으로 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이미 1만 명 이상의 임상실험을 거쳐 정확도 높은 진단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검사결과를 통해 우울증과 조울병, 조현병과 ADHD를 구분짓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며 “디지털화된 검사 데이터를 활용하면 특정 영역만을 뽑아내 수치를 비교하기가 쉬우므로 혼동되는 질병을 구분하기가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적 기능을 탑재한 게임은 대부분 의사의 관점이 반영되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제품으로서의 활용도가 낮아 외면됐던 실정이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구축 및 활용 플랫폼이 발전하고 의료데이터 응용을 위한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게임 원리를 적용한 의료 콘텐츠 역시 활용도가 많아질 것이라는 게 한 교수의 견해다.  
 
한덕현 교수는 “가상현실(VR) 등이 활용되고 있는 의료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축적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해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 의료분야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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