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임상시험 통계 등 전문가 절대 부족”
政·産·學, 중요성 공감···'임상통계 가치 갈수록 매우 높아지는 상황'
2018.11.13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일반적으로 의약품은 출시되기까지 세 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친다. 세 차례의 임상 데이터는 결과적으로 하나의 통계로 모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통계를 근거로 의약품에 대해 심사하고 허가 또는 불허를 결정한다. 쉽게 말하자면 임상통계 데이터에 따라 식약처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그 결정이 제약사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식약처 김대철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이하 김대철 부장)을 비롯해 식약처 박애란 심사관(이하 박애란 심사관), 셀트리온 이상준 부사장(이하 이상준 부사장),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강승호 교수(이하 강승호 교수)에게 국내 임상통계의 현황 등을 논의했다.[편집자주]

Q. 임상통계란 무엇인가
 

강승호 교수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의 효과를 확인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해당 질병을 가진 환자 전체에 대해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그에 따르는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전수조사는 시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제약사는 200~3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계라는 학문을 이용해서 최대한 오류를 줄이고 의약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임상통계다.
 

Q. 제약산업에서 임상통계가 중요한 이유
 

이상준 부사장 의약품 임상통계는 데이터 자체를 수치화하는 과정으로 임상통계는 임상 전(前) 디자인, 임상 중, 임상 후 등 모든 과정에서 사용된다. 의약품은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안전성 평가 등의 데이터 통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제는 기존 단순 화학의약품이 아닌 개량 신약이나 바이오의약품 단계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임상통계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임상을 통계화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데 임상시험을 어떻게 설계 하느냐에 따라 통계 및 결과 뿐 아니라 의약품 허가 여부 등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김대철 부장 제약사들은 식약처와 임상 계획단계부터 시험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상담을 한다. 제약사가 규제기관으로 제출한 문서들에 대해서는 임상 심사관과 통계담당자가 검토 과정을 담당한다. 심사관은 임상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제약사에 직접 묻고 대답을 듣는데 이 과정서 제약사에도 임상통계 전문가가 있다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임상통계 전문가가 없거나, 경험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임상시험이 늦어지기도 한다. 결국 임상통계 전문가가 존재함으로써 식약처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의약품 허가 및 개발기간 단축 등 신약의 빠른 진입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Q. 임상통계를 잘 활용한 사례 소개하면
 

이상준 부사장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가장 먼저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식약처 입장에서도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완벽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등 더욱 꼼꼼하게 검토한 것 같다. 이후 미국 FDA, 유럽 EMA 등 규제기관에 허가를 요청할 때에도 기관별로 요구하는 자료는 조금씩 달라 추가되는 것은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식약처에 제출한 것과 같이 모두 같은 임상통계 자료를 활용했다고 보면 된다.

좌측부터 강승호 교수, 이상준 부사장, 김대철 부장

Q. 현재 국내 임상통계 전문가는 얼마나 있는지
 

김대철 부장 사실 식약처에는 임상통계 전문가가 몇 명 없다. 추가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 중이다. 미국 FDA는 임상 통계 심사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략 300~400명 정도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상통계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만큼 현재 식약처도 계속해서 통계전문가를 뽑고 있는 상황이다.
 

박애란 심사관 식약처 임상통계 심사관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심사 요소에 대한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몇 건’으로 정량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심사관 한 명당 1년에 대략 수백건의 임상통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준 부사장 국내 제약사도 각각 임상통계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매우 미미하다. 셀트리온의 경우 약 50명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매우 많은 편이다. 그러나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가 이미 100여명 이상의 전문가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Q. 임상통계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지
 

강승호 교수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며 통계학이라는 학문 가치 뿐 아니라 학생들 관심도 역시 높아졌다. 과거에는 통계학을 전공학 학생들 대부분이 금융권으로 갔으나 최근 제약산업으로도 학생들이 점차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식약처에서도 임상통계 전문가 채용 계획을 세웠으나 지원자가 없어 채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임상통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듯하다.
 

Q. 임상통계 전문가에 대해 더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
 

이상준 부사장 제약사 입장에서 말하자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상통계는 필수적이고 지금보다 더 힘을 줘야한다. 국내 제약사들도 임상통계 전문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대학교에서 임상통계에 대한 개념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많이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경우에는 통계 연구자들에게 매주 의학 교육을 같이 시키고 있다. 의미를 알고 임상시험을 디자인 및 통계화 하는 것과 의미 없이 통계만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김대철 부장 이번 정부 들어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식약처에서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기조에 맞춰 채용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임상통계와 관련한 일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식약처로 안내한다면 매우 좋은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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