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직원 '신천지 교인' 잇단 확진···'선제적 검사 필요'
자체 조사로는 한계 뚜렷…'교인 명단 가진 지자체가 검사 주도해야' 제기
2020.03.12 11: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병원에 근무하는 신천지 교인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병원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종사자 중 신천지 교인에 대한 선제적인 검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분당서울대병원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 직원은 병원에 신천지 교인임을 숨기고 성남시의 출근자제 권고도 무시한 채 근무를 계속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은 병원 일부를 폐쇄하고 해당 직원과 접촉한 60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접촉자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칫 대규모 병원내 감염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문제는 유사한 사례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이전에도 대구가톨릭병원, 대구문성병원 등에서 신천지 교인임을 숨긴 직원들 중 확진자가 발생해 이들과 접촉한 이들이 감염되기도 했다.

병원에는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많은 만큼 원내 감염은 그 여파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청도대남병원에서는 대규모 병원내 감염이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병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대상 신천지 교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 지역 대학병원들은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대거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인 여부를 자진해서 알려줄 것을 요구했으며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서울 소재 대형병원들도 자체적으로 직원 대상 신천지 교인 여부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분당서울대병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직원이 교인 여부를 숨길 가능성이 커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직원 입장에서 신천지 교인이더라도 병원에 말할 수 있겠냐”면서도 "병원이 강제적인 수사력이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직원들의 직업윤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자체들 의료기관 종사자 별도 관리 하지만 미흡…강원도는 전원 검사 실시도

이에 결국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가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격리나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성남시를 비롯해 대구, 전라남도, 강원도 등 다수의 지자체들은 현재 지역내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하고 고위험군 직업 종사자를 별도 관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 의료기관 종사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성남이나 전남의 경우 신천지 교인이면서 의료기관 종사자라 할지라도 유증상자 경우에 한해서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무증상자는 자격격리를 권고 하고 매일 증상 유무를 체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직원의 경우도 확진을 받을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광주와 대구에서도 신천지 교인들이 2주간 자가격리가 끝난 후에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에 병원내 감염의 위험성을 감안했을 때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신천지 교인들을 대상으로는 증상 여부에 관계없이 선제적인 검사 등의 조치기 취해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는 신천지 교인 중 고위험군 종사자(학교, 의료기관, 어린이집, 사회봉사시설, 공무원, 군인 등) 429명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146명도 포함돼있다.

강원도도 당초에는 타 지자체들처럼 무증상의 경우 자가격리를 권고했으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전원 검사라는 강수를 뒀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법적 문제, 신천지 교인 명단의 부정확성 등 문제로)100% 완벽하게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자체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들 대상으로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병원내 감염 위험성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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