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성 높인 분당서울대병원 '코로나19도 예방'
차단·멸균 등 감염방지 체계 구축 도움에 비용절감 '1석2조' 효과
2020.06.18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에너지 비용은 의료기관, 특히 규모가 큰 대형병원들은 경영 측면에 있어 큰 고민거리다.
 

거의 매일 24시간 운영되면서 MRI 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기기를 가동하는 병·의원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시설로 꼽힌다.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의료시설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은 789.2kWh로 공공건축물 중 공항에 이어 높은 에너지 사용량을 보였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의 2010년 보고서에 의하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병상당 연료비와 전기료는 연간 240만원으로 전체 의료 비용의 2.1%를 차지한다.


의료기관의 많은 에너지 사용량은 정부 차원서도 관리 대상이다. 2019년 8월 국토교통부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병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에너지 효율 관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에너지 비용 절감을 둔 의료기관의 관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앞서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성공사례로 꼽혔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설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앞서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으로 5년간 약 30억원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사업은 개인이나 기업을 대신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 에너지절약형 시설에 선투자한뒤 에너지절감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제도다. 그 대신 ESCO 업체는 투자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일찍이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도입했던 이 같은 설비가 뜻밖에 코로나19 사태에서 활약했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과 관련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특별히 새로 들인 시설은 없다. 기존 설비가 감염병 상황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줄이는 등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고 감염 안전성은 높인 '열회수 시스템'

열회수 시스템(Heat Recovery System)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꼽은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설비다.
 

이 장치는 실내의 따뜻한 배기를 열만 회수한 채 재사용하지 않고 내보낸다. 회수된 열은 병실 내 공급하는 난방에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감염 차단과 에너지 절약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기존 따뜻한 배기를 그대로 재순환 시키는 것은 비용효율 면에서는 장점이 있으나, 병실 내 교차감염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온도관리가 이뤄지는 감염환자 관리 병동에선 난방 에너지 누수가 특히 심한데, 이런 문제를 보완한 방식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올해 착공하는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에 이 설비를 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공기청정 시스템에서도 차별화가 이뤄져 고효율 결과를 얻었다.
 

병원의 진료부문과 관련한 증기가습시스템은 전용 보일러와 단독 스테인리스공급관을 통해 위생적으로 청정증기를 공급한다. 그 외 사무부서는 중앙공조 기화식 가습기를 사용한다.
 

이 장치는 가습기 내 살수 노즐, 허니컴 세라믹 패드, 드레인 수조 등 장치를 통해 유해공기의 수용성 유해가스를 제거한다. 비용부담이 적으면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청정 효과가 보장되면서도 비용면에서 합리적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청정증기를 사용한 멸균소독시스템도 대표적인 에너지 혁신 장비"라면서 "순정수(RO)와 보일러의 열만을 이용해 생산한 증기를 수술용 멸균소독에 활용, 환자안전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의 지난해 전기수도 비용은 161억54000만원이다. 10년 전 한 해 약 50억원이던 전기수도료는 각종 병원시설이 확충되는 과정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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